比인질 생사 ‘오리무중’…살해시한도 제대로 파악안돼

  • 입력 2004년 7월 12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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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납치된 필리핀 인질의 생사 및 처형 시한을 두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정부는 8월 20일 철군 방침을 밝혔다가 다시 이보다 빠른 조기 철군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납치범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의 한 외교관은 11일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살해위협을 받아온 드 라 크루즈가 아직 생존해 있으며 무장단체가 제시한 시한도 이틀(48시간) 연장됐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무부의 고위간부도 이날 AFP통신에 “무장단체가 인질 살해 시한을 9일 연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고위간부는 곧바로 “잘못된 통역에서 비롯된 오해”라며 살해 시한은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12일 오전 4시)라고 정정했다.

필리핀 정부는 10일에는 납치된 크루즈씨가 석방됐다고 잘못 발표하기도 했다. 델리아 앨버트 필리핀 외무장관은 “당초 예정대로 8월 20일 필리핀 병력을 철수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며 이보다 빠른 조기 철군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크루즈씨 납치 사실은 8일 공개됐으며, 당시 무장단체는 ‘72시간 내 필리핀군 철수’를 요구했다.

한편 인질로 잡힌 불가리아인 2명은 납치범들의 최후통첩 시한이 이틀 이상 지났지만 아직 살아 있다고 솔로몬 파시 불가리아 외무장관이 11일 밝혔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11일 사마라 인근 도시에서 미군 순찰차를 폭탄으로 공격해 미군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북부 모술 인근 지역에서는 무장 괴한들이 미군 순찰차에 폭탄과 총격을 가해 미군 1명과 이라크 민간인 1명이 숨졌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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