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먼데이]부천중부경찰서 녹색어머니연합회

  • 입력 2003년 2월 2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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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중부경찰서 녹색어머니연합회 소속 회원(총 4343명)들은 ‘주차질서 전도사’로 통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등굣길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것은 물론 불법 주정차에 대한 계도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5월. 처음에는 원미구와 오정구에 있는 25개 초등학교 앞 건널목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보살폈다.

또 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우선 멈춘다 △좌우를 살핀다 △건널목에서 오른손을 들고 운전자와 눈을 맞춘다 △차량의 멈춘 상태를 확인한다 △건너는 동안 계속 차를 본다 등 ‘안전한 도로횡단 5원칙’을 교육했다.

그러나 막상 회원들의 지도에 따라 길을 건너도 맞은 편 도로변과 교문 앞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어린이들을 다시 차도(車道)로 내몰았다.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학교 주변에 불법 주차 차량이 너무 많았습니다. 얌체 운전자들이 세워놓은 차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더군요.”

회원들은 시에서 주정차 금지구역을 알리는 노란색 경고 풍선을 지원받아 매일 아침 불법 주차된 차량에 꽂아둔다.

풍선을 직접 입으로 불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들었지만 회원들은 오히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며 즐거워한다. 지난해 사용한 풍선은 모두 1만5000여개.

연락처를 적어둔 운전자에게는 전화를 걸어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운전자들은 대부분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는 벌컥 화를 내며 풍선을 집어 던지거나 발로 밟아 터트린다.

그 때마다 회원들은 계도활동을 벌이는 이유를 설명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다.

회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이들이 봉사활동을 벌이는 25개 학교 앞에서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혜용(李惠龍·45) 회장은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불법 주정차가 사라져 아이들이 보도에 세운 차량을 피해 돌아다니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1월 28일 열린 부천시 주차질서 봉사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상금으로 받은 150만원은 전액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기로 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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