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누들누드'의 만화가 양영순, 일본 진출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35분


성인 만화 '누들누드'의 작가 양영순씨(29)는 볼 때마다 불가사의하다. 겉 모습과 언행은 이름과 비슷하게 ‘양순’한데 그의 만화는 독자의 허를 찌르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노골적이지만 천박하지 않은 ‘누들누드’는 성인 만화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고 최근 모 스포츠지에 연재 중인 ‘아색기가’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가 이제 일본 시장으로 발을 내딛는다. 양씨는 5월 창간되는 일본의 격주간지 ‘피버(FEVER)’에 ‘누들누드’와 같은 형식의 단편 만화를 1년 간 독점 연재하기로 계약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 만화 출판사로부터 여러 차례 연재 제의를 받았으나 출판사들이 작품 내용에 간섭하는 일본의 관행을 고집해 거절해 왔다”며 “이번엔 잡지 편집장으로부터 ‘작가의 스타일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다짐을 받고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그는 국내에서 여러 규제 때문에 시도해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만화 형식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며 소재도 ‘성’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플러스 알파(+α)’를 다루게 된다.

이번 계약을 위해 방한한 ‘피버’의 편집장 히로토 가라사와는 “2년 전부터 양씨의 작품을 눈여겨보았는데 대성할 재목”이라며 “일본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그림체와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30만부 발행 예정인 ‘피버’에는 ‘나가신다 김태랑’의 작가 모토미야 히로시, ‘고르고 13’의 작가 사이토 다카오 등 일본 중견과 신예 작가들이 참여한다.

만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옛날에는 독자가 재미있어 하는 내용을 쥐어 짜내 그렸는데 이젠 ‘내가 재미있으면 독자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린다. 좀 더 자연스럽게 만화를 그려 가는 과도기 같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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