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편지’는 가짜… 재수사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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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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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필적 감정 발표… 경찰 “전모씨 자작극” 결론

이른바 ‘장자연 편지’와 관련해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발표한 필적감정서 사진. 편지 원본(A)에서는 ‘야’자(字)를 쓸 때 모음 ‘ㅏ’를 쓴 뒤 위로 한 획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교도소에서 확보된 출처가 불분명한 편지(B)와 필적이 비슷하다. 반면 장 씨 필적(C)은 ‘ㅏ’를 쓴 뒤 아래로 한 획을 긋는 등 A나 B와는 필적이 다르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판단했다.
2009년 3월 자살한 연기자 장자연 씨가 쓴 것으로 알려진 편지는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모 씨(31)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1차 조사의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해 재수사에 착수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6일 “일명 ‘장자연 편지’ 원본(이하 원본)은 장 씨 친필과 다른 반면 원본과 전 씨가 수감된 광주교도소에서 경찰이 압수수색해 확보한 적색 편지는 필적이 서로 같다”고 밝혔다. 또 “원본과 적색 편지와 전 씨의 필적은 정자체와 흘림체로 대조자료가 부적합해 필적의 동일 여부를 판단하기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 개의 필적에서 맞춤법을 틀리게 기재하는 습성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며 사실상 전 씨의 동일 필적임을 암시했다.

경기지방경찰청도 이날 종합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자연 편지는 가짜”라며 “이 편지는 망상장애 등 정신질환의 의심이 있는 전 씨가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기초로 장 씨 필적을 흉내 내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별히 혐의를 둘 만한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한 이번 편지와 관련해 재수사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접대 강요 등 연예계의 고질적인 부조리와 불법행위를 4개월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서울 부산 경기 등 전국 8개 지방청 광역수사대에 신고센터를 마련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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