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조 아르마니는 여러 영화의 남자 주인공에게 의상을 제공했다. 대표적인 예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위 왼쪽·영화 속 장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톰 크루즈(위 오른쪽),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크리스천 베일(아래 큰 사진·영화 속 장면)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깔끔하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 자신감 밴 몸짓과 박력 있는 말투, 테스토스테론을 뿜어내며 상대를 압도하는 젊은 청년.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주인공 조던 벨포트의 모습이다. 영화는 1990년대 월가의 실존했던 희대의 사기꾼, 벨포트와 관련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벨포트 역을 맡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당시 월스트리트의 멋쟁이 비즈니스맨을 훌륭하게 재현해냈다. 그리고 그 화려함을 돋보이게 했던 것이 바로 디캐프리오가 입고 있던 ‘아르마니 정장’이었다.
세계적 패션 브랜드 조르조 아르마니는 이 영화에 의상을 제공했다. 디캐프리오, 아니 벨포트의 복잡하고 대담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그만을 위한 맞춤 슈트였다. 이 옷을 직접 디자인한 회사 창립자 조르조 아르마니는 “패션이 권위를 나타내던 시대였던 만큼 어깨선을 강조한 재킷과 주름잡은 바지, 대담한 패턴의 넥타이 등으로 조던 벨포트의 캐릭터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아르마니는 이 외에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의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년)의 이선 헌트(톰 크루즈) 등을 위한 슈트도 제작했다. 옷의 주인공들은 모두 세련되고 당당한 남성의 표본이었다.
이런 아르마니 맞춤 정장은 영화 속 인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MTM(Made To Measure)이라 불리는 조르조 아르마니 또는 아르마니 콜레지오니의 맞춤복을 통해서라면 누구라도 나에게 꼭 맞는 섹시한 정장을 만날 수 있다. “독특한 슈트 원하는 고객 위한 서비스”
조르조 아르마니 슈트를 두고 흔히 ‘몸을 따라 흐른다’는 표현을 쓴다. 이는 좋은 소재와 깔끔한 실루엣, 편안한 착용감 등 아르마니 슈트의 특징을 강조한 말이다. 조르조 아르마니를 수입·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아르마니 슈트의 무게는 다른 브랜드 슈트의 절반 정도”라며 “원단과 원감 사이 심지를 접착제 사용 없이 손바느질로 꿰매는 공법을 사용하고, 어깨 패드도 두께보다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르마니 슈트를 입으면 옷을 입은 듯 안 입은 듯 편안한 느낌이 든다. “패션모델이 입는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이 입는 옷을 만든다”고 강조했던 아르마니의 철학이 옷에 스며들었다는 얘기다.
2006년 아르마니는 기존 패션업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과 다른 제품·서비스를 떠올린다. 당시 그는 “지금까지 거대 패션기업들의 디자인은 입는 사람을 잘 배려하지 않았다”며 “패션 디자인이 본질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에 맞춰 개인 특별 맞춤 서비스가 곧 시작됐다. 기성복 디자이너로서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아르마니는 “고객 중에는 특별하고 독특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상당히 있다”며 “맞춤복 컬렉션은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킨 디자인의 옷을 혁신기술로 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조르조 아르마니와 아르마니 콜레지오니의 맞춤 슈트 컬렉션(MTM)은 실루엣이 살아 있고 착용감이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추 하나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아르마니 맞춤정장 MTM(Made To Measure)의 부분별 이미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아르마니 MTM은 고급 맞춤복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우선 본사에서 교육받은 직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듣는다. 원하는 소재, 안감, 버튼 스타일, 실루엣 등을 정할 수 있으며 라펠(양복 상의의 접혀 있는 옷깃) 유형과 주머니 위치, 싱글 또는 더블 브레스트(옷섶을 살짝 겹쳐 한 줄로 단추를 단 것이 싱글, 깊게 겹쳐 두 줄로 단추를 단 것이 더블) 여부, 바지의 주름 등의 장식 또한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고객들이 디자인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고객 취향에 따른, 매우 독특한 맞춤 양복이 탄생한다. 또 자신의 이름 등이 새겨진 개인 라벨도 붙일 수 있다. 아르마니 맞춤 정장의 주요 선택 사항은 다음과 같다.
▽실루엣=다양한 라펠·단추·주머니를 통해 맞춤형 실루엣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리니어 내추럴’과 ‘리니어 코스트루이타’ 등 두 가지 주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두 라인에는 일상용과 파티·행사용 소재들이 따로 준비돼 있다.
▽바지=바지에는 편안함을 위해 몸에 딱 맞도록 주름이 잡힌 허리밴드 등을 달 수 있다. 바지에도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장식=안감과 버튼은 정장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다. 아르마니는 다양한 안감과 버튼을 갖추고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소재=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재를 택할 수 있다. 전통적인 직물뿐 아니라 고객의 취향에 따라 체크나 줄무늬와 같은 계절에 맞는 직물 디자인을 고를 수도 있다. 가장 최근의 조르조 아르마니 컬렉션에 사용되는 것들과 같은 다양한 소재는 고객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해준다. 고급 직물인 남미산 비쿠냐 울과 같은 소재도 갖춰져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아르마니 맞춤복은 최고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라펠을 손바느질하며, 재킷 내부에 천연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몸과 닿는 접촉면에 천연 소재를 바느질해 넣으면 표면이 고르게 되며, 가볍고 부드러운 착용감을 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천연 소재를 사용하면 슈트가 가방에서 구겨지거나 비를 맞아도 회복력이 좋아지며, 효율적인 보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맞춤복 제작 과정은 바쁜 일정의 고객들을 위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해 몸의 치수를 재면 아르마니에 해당 고객의 정보가 보관된다. 한 번 방문한 후에는 실제로 매장을 찾지 않고도 슈트를 맞춤 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매장에 들를 시간이 없다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소재 견본 등을 받아 전화로 맞춤 슈트를 주문할 수 있다. 피팅 후 완성까지 셔츠는 5∼6주, 슈트는 6∼8주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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