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깜짝 포효… 손흥민 50m 질주 골… 지구촌 ‘심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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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스포츠, 웃고 운 장면들

2018년의 마지막 해가 집니다. 1년 365일 8760시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까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쏟아졌던 올해는 스포츠팬들에게 유독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새해 벽두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메이저 4강’을 일궜습니다. 2월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평창의 칼바람을 녹이는 스케이팅 연기로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 성화대에 불을 지폈습니다. 올여름 지독했던 폭염은 월드컵과 아시아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이 뿜어낸 열기에 힘입어 이열치열로 이겨냈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어 연말까지 국내 축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컬링 대표 ‘팀 킴’ 파문, 아시아경기 야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 등에 한숨짓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2018년을 보내며 한 해 동안 우리를 울고 웃게 한 스포츠 장면을 소개합니다.
 
세계가 숨죽인 손흥민의 ‘50m 폭풍질주’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최고 순간은 마지막 경기, 그것도 90분 정규시간이 다 흐른 뒤에야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5분 44초 약 50m를 전력 질주한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너뜨린 이 경기는 ‘역대 월드컵 최고 이변’으로 회자됐다.
 
평창올림픽 윤성빈의 금빛세배
황금 개의 해를 맞으며 ‘황금개가 되겠다’던 윤성빈은 약속대로 한국 썰매에 올림픽 첫 금메달(스켈레톤)을 안겼다. 남북 공동 입장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금5, 은8, 동4)을 수확해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인맥 발탁 논란 잠재운 황의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와일드카드로 뽑힐 당시 성남 시절 김학범 감독과의 사제 관계가 부각돼 ‘인맥 발탁’ 논란에 휘말린 황의조는 득점왕(9골)에 오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 최고 스타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황의조 선발 논란 등에 관해)'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더 열의를 띠며 아시아경기에 나섰다”고 소감을 전했다.
 
‘쌀딩크’ 박항서 신드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아경기 4강에 이어 연말에 스즈키컵 우승까지 일궈냈다. 베트남 총리로부터 우정훈상을 받는 등 그는 베트남 한류 열기의 중심에 섰다.
 
평창의 행복 오래 누리지 못한 컬링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대표팀 ‘팀 킴(경북체육회)’. 하지만 11월 주장 김은정 등 선수들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부의 부조리를 폭로했다. 김 전 부회장은 사퇴의사를 밝혔고, 선수들은 29일부터 빙상훈련을 재개했다.
 
정현 호주오픈 사상 첫 4강 진출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이형택이 갖고 있던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메이저 16강을 넘어서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16강전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물리친 정현은 물집에 생살이 벌겋게 드러났던 발바닥조차 전 국민의 성원을 받았다.
 
국보투수 선동열, 국대 감독 사상 첫 국감등판
야구 대표팀은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고도 환영받지 못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불거진 일부 군 미필 선수들의 대표 선발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역대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는 수모를 당한 뒤 자진 사퇴했다. 선 감독은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사례는 내가 마지막이길 바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등판 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은 올해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클레이턴 커쇼 대신 1선발로 나섰던 그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하며 한국인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의 주인공이 됐다.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그는 내년 약 202억 원을 받는다.
 

패럴림픽 정신 보여준 한민수의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
평창 패럴림픽 개회식의 백미는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의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이었다. 왼쪽 다리가 의족인 한민수는 성화를 등에 멘 채 한 가닥 줄에 의지해 한 걸음씩 경사진 슬로프를 올라 성화대에 도착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장현수 병역 특례 봉사자료 조작 논란
2014 인천 아시아경기 축구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는 군복무 대신 수행해야하는 봉사활동의 확인서를 허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의 중징계를 받은 장현수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됐다.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전에서 벌어진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시 김보름은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진 노선영이 뒤처지는데도 내버려두고 먼저 골인하면서 은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했다.
 
임보미 bom@donga.com·김재형·정윤철 기자
#손흥민#황의조#박항서#컬링대표팀#장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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