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검사 구속… 검찰총장 대국민사과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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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신에 검찰 위기감… 韓총장 직접 사과문구 써

꾹 다문 입… 구속된 김검사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사·내사 무마 청탁과 함께 
모두 9억7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부장검사급)가 19일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송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꾹 다문 입… 구속된 김검사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사·내사 무마 청탁과 함께 모두 9억7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부장검사급)가 19일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송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이 19일 전격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된 배경에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부장검사급)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먼저 시작한 수사를 ‘가로채기’하는 모양새로 비쳐 국민의 불신이 커진 데다 김 검사가 받은 뇌물액수도 역대 최대로 드러남에 따라 검찰 수장으로서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 검사가 2000년 이후 현직 검사로서는 첫 구속 사례라는 점도 검찰의 부담을 키웠다.

한 총장은 이날 오전 “김 검사가 구속되면 내가 나서서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대검 고위 간부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 문구도 밤늦게까지 남아서 직접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장은 오후 9시 반 검찰 청사를 나서면서 이례적으로 사진 촬영을 허락했다. 한 총장은 아직 이번 사건 수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e메일로 기자들에게 사과문을 돌리는 형식을 택했다. 김 검사가 기소되면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이 김 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내사 중이라는 사실이 8일 알려진 뒤 신속하게 대응해 왔다. 대검찰청은 이튿날 김수창 특임검사를 임명해 이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시해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걸 차단했다. 수사 가로채기라는 여론의 비판과 경찰의 강한 반발에도 꿈쩍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했다.

특임검사팀은 구성된 지 이틀 만에 사건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4일 만에 김 검사를 불러 이틀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특임검사팀이 구성된 지 6일 만에 김 검사의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김 검사는 9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9일 구속됐다.

한편 한 총장이 이번 사건의 해결책으로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과 전향적 검찰개혁 방안 추진 방침을 밝혀 향후 검찰이 어떤 방식의 개혁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선 주자 ‘빅3’가 앞다퉈 상설특검제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등 공약으로 검찰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이 스스로 전향적인 개혁안을 내놓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광준#비리검사#검찰총장#대국민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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