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으로 수출하도록 허가했다. 올 7월 대한(對韓) 수출규제가 시작된 뒤 이달 7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일본 경제산업성이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을 허가했지만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한 것은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일본이 불화수소를 국내 대형 반도체회사로 수출토록 허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일본 스텔라사가 생산한 불화수소가 삼성전자로 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기판으로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에 있는 불필요한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과 웨이퍼에 쌓인 불순물을 없애는 세정 작업에 사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규제 이후에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허가가 이뤄진다는 명분을 쌓기 위해 허가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으로선 일본이 규제를 완전 철회하고 관련 절차를 원상회복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제외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일 뿐 당장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된 불화수소는 479t으로 수출규제 조치 시행 전인 6월 수출량에 비해 83.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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