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모전단 태평양서 첫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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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모 랴오닝 전력화 일환… 이례적 훈련 공개

중국 해군이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함재기 이착륙에 성공한 데 이어 28일 주력 함정으로 구성된 함대를 태평양에 파견해 항모전단 훈련을 시작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8일 오전 10시경 군함 5척으로 구성된 함대가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宮古) 섬 사이 공해를 통해 서태평양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 해군이 그동안 수차례 실시해온 일반적인 대양 군사훈련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형 함정 호위 훈련’ 목적이 새로 포함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항모 전단을 구성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함대는 동해함대 소속 미사일구축함 항저우(杭州), 닝보(寧波), 미사일호위함 저우산(舟山), 마안산(馬鞍山), 보급함 포양후(파陽湖)로 구성됐다. 모두 중국 해군의 주력 전함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기존 훈련과의 차이점도 두드러진다. 훈련 개시 하루 전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고지했다. 또 함대가 일본 열도의 공해상을 통과하자마자 훈련 실시를 공개했다. 중국 해군은 통상 군사훈련이 끝난 뒤에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발표를 하면서도 훈련 참가 군함의 명칭 등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 황둥(黃東) 국제군사학회 회장은 홍콩 밍(明)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군부가 투명하게 공개한 것은 미국 일본 등이 비판할 구실을 없애고 일본에 대해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황 회장은 이번 훈련은 항모 호위 경험을 쌓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항모 전단은 중국판 이지스함 2척과 호위함 2척, 잠수함, 보급선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겨울철에 훈련이 실시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중국 해군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파도가 심한 대양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다. 황 회장은 “항모를 보유한 해군은 어떤 열악한 기상조건에서도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 메이버스 미 해군장관의 방중 기간에 훈련이 진행되는 점도 주목된다. 니러슝(倪樂雄) 상하이(上海)정법학원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이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를 두고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도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군사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첫 공해상 군사훈련이라는 점에서 새 지도부의 위력 과시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새 여권이 아닌 별도의 종이에 입국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UPI통신이 29일 전했다. 중국이 새 여권에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지역을 모두 자국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삽입하자 베트남 필리핀 대만 인도 등 주변국이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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