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새권력 中 당대회 개막]中 ‘강한 군대로 해양강국 건설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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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차 당대회 개막… 시진핑 시대 통치방향 윤곽
후진타오 ‘국제적 지위에 걸맞은 군사력’ 강조
美와 본격 패권경쟁 - 영토갈등 강공외교 예고

중국의 제5세대 지도부를 선출할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가 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과학발전관과 조화사회론, 도광양회와 화평굴기로 상징되는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진핑(習近平) 시대’를 열 예정이다. 후진타오 집권 시절 세계 6위에서 2위로 경제규모가 커진 중국은 시진핑 집권 시절 세계 1위인 미국의 경제규모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이날 2268명의 전국대표대회 대표와 장쩌민(江澤民) 전 총서기 등 2309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그의 마지막 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국제적 지위에 걸맞은 강한 군대를 건설하자”고 말했다. 후 주석은 “툭하면 무력을 쓰거나 무력으로 위협하는 것, 다른 나라의 합법적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을 반대한다”며 “어떤 외부 압력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고 국가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선진국과의 관계를 개선 발전시키고 의견 차이를 적절히 처리해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새로운 대국 관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만큼 이에 걸맞은 군사력을 갖춰 미국에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남중국해에서 진행 중인 일본, 필리핀 등과의 심각한 영유권 갈등, 아시아 복귀를 선언한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강공 외교로 나갈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내용은 5년 전 보고에서는 나오지 않거나 직접 언급되지 않은 것이다. 이날 보고는 후 주석이 했지만 이번 당대회에서 구성되는 시진핑을 총서기로 하는 5세대 지도부의 향후 5년간 통치 방향을 담은 것이다.

후 주석은 이 밖에 “(부패 척결을) 제대로 못 하면 당에 치명적인 상해를 줄 수 있고 심지어 당과 나라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전 과정에서 불균형과 부조화, 도농 및 소득 격차가 심각하게 일어났다”고 자신의 집권 10년 동안을 회고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후 주석은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2배로 늘려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를 이룩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후 주석은 자신이 주창한 과학발전관을 마오쩌둥(毛澤東) 사상과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장쩌민 전 주석의 삼개(三個)대표론과 똑같은 ‘지도이념’으로 지칭해 당의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에 ‘과학발전관’을 넣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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