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소두증 유발’ 지카 바이러스 , 북미-아시아-유럽으로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4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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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가 남미를 넘어 북미, 아시아, 유럽 등으로 퍼지고 있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모기를 비롯해 추정되는 감염 경로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AFP통신은 23일 미국 뉴욕에서 지카 바이러스 양성자가 3명 발견됐다고 전했다. 3명 중 1명은 상태가 호전됐으나 2명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미국 밖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를 방문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15일 하와이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두증 신생아가 태어난 이후 열흘도 안돼 미국 본토에 지카 바이러스가 상륙한 셈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미에서 주로 확산됐지만 올해 들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10일 대만 타이베이 근교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24세 태국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23일 영국에서도 콜롬비아 등 중남미를 여행하고 돌아온 3명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 숲 모기’ 등 일부 모기에 의해서 전염되는 것이 학계 통설이고 성관계나 수혈을 통해 전염된다는 보고도 있다. 감염되면 상당수가 고열 등을 겪고 난 뒤 완전히 회복되지만 일부 사람에게는 장기적인 신경 손상이나 마비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신한 여성이 감염되면 태아의 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아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 14일 중남미 14곳의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데 이어, 22일 8곳을 추가해 총 22곳을 주의 여행지로 정했다. 특히 임신 예정인 여성이나 임신부의 경우에는 관련 국가 여행을 전후해 꼭 의사 상담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지카 바이러스 관련 여행 자제 권고 국가(총 22곳)

과테말라, 멕시코, 베네수엘라, 브라질, 수리남, 아이티,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콜롬비아, 파나마, 파라과이, 푸에르토리코, 프랑스령 기아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볼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바베이도스, 프랑스령 과들루프, 프랑스와 네덜란드령 세인트마틴, 사모아, 카보베르데도

자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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