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피랍은 1962년 회사 설립후 처음…무사히 돌아오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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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KOTRA무역관장 피랍]
全무역관에 “안전 강화” 긴급지시… 중동전문 韓관장, 트리폴리 자원

KOTRA는 20일 오전 한석우 리비아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양국보 홍보실장은 “KOTRA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크고 작은 강도, 폭행 사건은 여러 번 발생했지만 피랍 사건은 1962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KOTRA는 전 무역관에 “안전을 강화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특히 직원들은 “사내에서 중동지역 전문가로 꼽히는 한 관장은 트리폴리 근무를 자원했다”며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장은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한 뒤 2004년 12월 KOTRA에 통상직으로 입사해 2007∼2010년 이란 테헤란 무역관에 근무했다. 본사 근무 때도 중동지역 업무를 담당하는 신흥시장팀에서 주로 일했다.

중동지역 KOTRA 무역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중동지역에 워낙 관심이 많고 솔선수범하는 성격”이라며 “너무 안타깝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KOTRA 내부에서 리비아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과 함께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힌다. 직원들에게 출퇴근길을 최대한 자주 바꾸라고 교육할 정도다. 한 관장이 부인과 아이들(아들 2명, 딸 1명)을 인근 몰타에 살게 한 것도 현지 치안 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관장은 현지의 위험한 상황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려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리폴리 무역관 홈페이지에 “현재 트리폴리 무역관 입주건물(트리폴리타워) 내 무장단체인 ‘진탄 민병대’의 무단 점거와 출입구 폐쇄로 당분간 무역관 출근이 불가능해 자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또 지난해 11월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도 사무실 입주 건물이 봉쇄돼 이틀째 출근을 못하고 있다”고 썼다.

한 관장의 어머니 이명숙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늘 (아들을) 걱정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며칠 전 한국에 들어왔다가 나갔다며 “지금은 그저 노심초사하고 걱정하며 기도하는 것 외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한 관장 어머니가 처음에는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강은지 기자
#KOTRA#리비아#무역관장 피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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