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흔적’ 지우는 김종인… ‘國父 발언’ 비판한 천정배

길진균기자 , 차길호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16-01-27 03:00수정 2016-04-26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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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체제 갖추는 야권… 당내 주도권 싸움도 가열
김상곤, 인재영입위 첫 회의 참석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 문재인 대표(왼쪽부터)가 26일 국회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서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야권의 세력 재편 양상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대 진영으로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27일 대표직을 내놓고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전권을 넘긴다.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은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통합한 데 이어 다음 달 2일 창당을 앞두고 호남 신당 추진세력 추가 통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측의 총선 진용이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면서 정체성, 주도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

○ ‘당권 교체’ 순탄치 않을 더민주

당 운영과 총선 지휘를 총괄하게 된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더민주당은 외형상 안정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 흔적 지우기 과정에서 당 정체성과 공천 주도권 등을 놓고 언제든 갈등이 불거질 수 있어 ‘당권교체’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더민주당과 정의당은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해서 공동으로 뭐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후보 단일화라는 것도 선거 막판에 가서 이야기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표가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합의한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제동을 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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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 운영과 총선 전략 등에서 김 위원장과 문 대표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 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의 총선 과반 저지를 위해 범야권이 뭉쳐야 한다는 ‘연대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우선 당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권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선(先)자강론’을 펴고 있다.

당내에선 김 위원장의 자강론을 뒷받침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소장 정치 신인 위주로 구성된 뉴파티위원회(위원장 이철희)는 이날 ‘갑질’ 정치인 거부, 막말 정치인 거부 등의 내용을 담은 ‘뉴파티 거부 10계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조만간 당내 인적 쇄신 등을 주장하는 정풍(整風)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총선 목표를 두고도 “새누리당 과반 의석 저지”를 주장한 문 대표와 달리 김 위원장은 “현재 의석(109석) 이상 당선”을 강조했다. 당 밖인 새누리당을 의식하고 있는 문 대표와 내부를 바라보는 김 위원장의 시각 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같은 김 위원장 중심의 새로운 흐름에 대한 반작용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당분간 김 위원장의 자강론이 힘을 얻겠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이상론인 자강론보다는 발등의 불을 꺼야 한다는 연대론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며 “선거가 78일 남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반대파의 목소리를 눌러가며 당을 얼마나 쇄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노선 갈등 빚는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합류로 국민의당은 한숨 돌린 표정이다. 하지만 급격히 커지는 몸집만큼 더 복잡해진 내부 갈등을 제대로 해결해 내지 못할 경우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지뢰’는 호남 현역 의원 공천 문제다. 천 의원의 합류로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천 의원은 그동안 호남 ‘물갈이’를 주장하며 기존 광주전남 현역 의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공천룰 논의가 본격화되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휘발성 높은 문제다.

당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도 작지 않다.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안철수 의원,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등과 달리 천 의원, 합류설이 나도는 정동영 전 의원은 진보적 색깔이 뚜렷하다. 천 의원은 26일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은 뉴라이트 인식을 드러낸 심각한 문제”라며 “한 위원장이 사과도 하고 개인 견해로 축소했지만 아직은 미흡한 만큼 바람직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 합류한 인사들이 독자 신당을 추진하던 ‘머리’들이 많은 만큼 당내 헤게모니(주도권)를 둘러싼 싸움은 불가피해 보인다. 천 의원은 물론이고 곧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정 전 의원, 박주선 의원, 김민석 전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한결같이 ‘거물’급이다. 김한길 의원과 안 의원 사이도 그다지 매끄럽지 못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안 의원 측 천근아 연세대 교수는 최근 당 회의에서 “지금 국민의당의 모습은 어떠하냐. 감동도 대단한 새로움도 없다”고 김 의원 측을 겨냥했다. 김 의원 측은 안 의원 측에 천 교수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고 한다.

한편 이날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는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일부 당원들이 당 지도부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행사 주최 측이 발언을 막으며 행사를 종료하려 하자 이들은 안철수 의원에게 다가가 “이런 것이 패권주의 아니냐” “새 정치를 이렇게 하느냐”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당초 부산시당은 김현옥 부산진구의사회장을 위원장으로 추대하려다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 김병원 전 경성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추대해 소동을 마무리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부산=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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