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해결할 것이라 했는데… 민주당에 열의 있는 사람 없어”
측근 “기대 사라져 탈당 시간문제”… 대선출마설엔 “착각 말라” 선그어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중심인 김종인 전 대표(사진)의 탈당이 점점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비례대표인 김 전 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의 대선 출마설도 흘러나왔다.
김 전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탈당이라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 내가 판단해서 하면 하는 것이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탈당설에 선을 그었지만 부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감행한다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결정이 끝나고 나면 그 자체가 새로운 정치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탈당의 가장 큰 이유는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대한 불만이다. 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표 측이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뜻이 없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내가 소위 ‘속은 사람’이다”라며 “당이 기필코 이 문제(경제민주화)를 해결할 것이라고 했는데 민주당 구성원 중 열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김 전 대표가 발의한 상법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 무산되면서 문 전 대표는 물론이고 당 지도부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사라진 것”이라며 “본인이 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고 있어 탈당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정치권은 탈당 이후 김 전 대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직접 대선에 출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내가 무모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착각들을 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연립정부가 성립되지 않으면 국정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가 탈당 뒤 개헌을 연결고리로 민주당 내 비문 진영,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과 연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대표 측 인사는 “지금 구도에서 (김 전 대표의) 대선 출마는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탄핵 이후 정치권의 변화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탈당 움직임에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당 대표직 사퇴 요구에 직면했을 때 김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탈당하면 ‘친문 패권주의’ 논란이 재차 불거질 뿐만 아니라 중도·보수 진영으로의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캠프 내부에서는 문 전 대표가 직접 김 전 대표를 만나 만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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