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1월내 국내 압송 사실상 어려워

  • 동아일보

덴마크 고법 “4주 구금”… 항소 기각 “한국 송환은 덴마크법 충족돼야”
정씨 변호사 국선 아닌 대형로펌 소속… 작년 10월 스웨덴산 명마 구입 의혹도

 
정유라 씨의 체포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한 덴마크 현지 신문들.
정유라 씨의 체포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한 덴마크 현지 신문들.
4일 오후 덴마크 북부 올보르 외곽 정유라 씨 집에는 현지 구청과 정부 직원 두 명이 방문했다. 이들이 타고 온 차에는 각각 덴마크 아동가족부와 올보르 구청 딱지가 붙어 있었다. 정 씨 없이 홀로 남은 아이의 상태를 알아보러 온 것으로 추정된다. 기자가 이들에게 아이의 상태를 물었으나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집 밖으로는 때때로 19개월 된 아들의 고함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취재진이 집 앞에 진을 치면서 집 안 사람들은 사실상 감금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일행 중 누구도 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전날 고등법원이 4주 구금 결정에 대한 정 씨의 항소를 기각했지만 국내 송환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송환은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무함마드 아산 차장검사는 “언제 정 씨를 추방할지는 한국이 언제 필요한 서류들을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며 “자료가 오면 수주 내에 추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 씨를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서는 덴마크 법에 따라 조건이 충족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정 씨가 자주 이용했다는 올보르 북동쪽 외곽 헬스트란 승마장은 한겨울인데도 말들이 밖에서 시원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 승마장은 덴마크에서 말 관리를 잘하는 곳으로 손꼽힌다.

 정 씨는 2일 재판정에서 “덴마크 승마장에 아직 어린 말 한 마리를 갖고 있다”고 했지만 승마장 매니저인 마즈 롬 씨는 “지금 정 씨의 말은 한 마리도 없다”며 “두 달 전부터 정 씨는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씨는 또 “지난해 9월 덴마크에 정착하기 전부터 말을 타러 이곳에 왔다”고 말했지만 롬 씨는 “정 씨는 지난해 9월 처음 승마장에 와서 2개월 정도 말을 탔다”며 “독일에서 오래 말을 탔지만 덴마크에서 말을 탄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SBS는 스웨덴 등 유럽의 승마전문지들을 인용해 한국 내에 최순실 국정 농단 파동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정 씨 측이 블라디미르라는 스웨덴산 명마를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정 씨가 덴마크 국선변호사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던 얀 슈나이더 변호사는 실제론 현지 대형 로펌의 유명 변호사로 알려져 정 씨 발언의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올보르=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정유라#덴마크#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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