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2027년 예산안에 포함시킨 해군 연구개발(R&D) 자금 18억5000만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투입해 한국과 일본에서 미 군함 일부 선체를 건조할 수 있다고 미 군사매체 브레이킹 디펜스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당초 이 예산은 외국 조선소에서 미 군함 건조가 가능한지 조사하는 연구 용역에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당국자는 “누구도 연구에 18억5000만 달러나 쓰지는 않는다. 이 자금은 자산 조달을 위한 것”이라며 “호위함의 경우 제조사에 따라 한 척을 통째로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브레이킹 디펜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 군함 2척의 선체·기계·전기 구조물을 한국이나 일본에서 생산하고, 미 방산업체가 전투체계 통합을 주도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또 OMB 당국자는 “한화, HD현대,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기업 및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JMU 등 일본 기업들과 해군 함정 건조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만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은 일시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일본 등 외국 조선사들이 미국 내에 조선소를 새로 짓거나 기존 조선소를 인수해 현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번스-톨레프슨법’상 미 군함의 선체나 주요 구성품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미 대통령의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
다만, 미국의 조선산업 역량이 뒤떨어져 단기적으로는 한국, 일본 내 조선소에서 선체 등을 공급받는 방안을 백악관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OMB 당국자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첨단 수상전투함을 건조하고 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경쟁과 생산력 확대”라고 했다. 이 같은 과도기 조치를 거쳐 중장기적으론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조선산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조선업계와 의회 일각의 반발이 예상된다. 19일 미 해군 지도부가 출석한 미 의회 청문회에서 앵거스 킹 상원의원(무소속·메인)은 “일본이나 한국에서 구축함을 건조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최악의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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