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이 재점화했다. 최근 ‘이란 문명 말살’과 ‘빌어먹을(F××kin)’ 등 극단적 표현과 욕설을 내뱉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 제어가 안 되는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그가 종종 보여 온 ‘매드맨(madman·미치광이) 전략’이 아니라 실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보여 준다는 주장도 나온다. ● 지지층이 ‘신성 모독’으로 여기는 게시물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을 향해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말살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무리 전쟁 상황이라지만 ‘도를 넘었다’ ‘인지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법률 고문을 지낸 타이 코브는 최근 미 정치매체 더힐에 “대통령은 명백히 정신이 나간 사람이며, 최근 한밤중에 쏟아낸 호전적인 게시물들은 그의 광기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때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였지만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대통령의 연루 의혹을 두고 갈라선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광기”라고 비판했다. 야당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J D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색한 해명 또한 그의 정신 이상설에 기름을 붓고 있다. 그는 ‘문명 말살’ 발언 다음 날인 8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로 (이란에) 군사력을 동원할 의사가 있었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에는 자신이 예수처럼 치유의 기적을 행하는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려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미국 보수 기독교인 사이에서 이런 행위는 ‘신성 모독’으로 간주된다. 그는 논란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종교적 의도는 없었고 내가 의사처럼 나왔다고 생각해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인명과 지명을 자주 헷갈리는 것을 두고는 인지력 저하란 지적도 나온다.
NYT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비속어 사용이 늘었고 발언이 길어졌으며 ‘사실’보다 ‘망상’에 근거한 발언을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참모가 많았던 집권 1기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대통령의 폭주를 제어할 이른바 ‘어른들의 축’ 참모가 부재해 미국 전체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 “병적 증상은 아닐 수도”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적 특성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대학병원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직관에 따라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향해 직진하는 ‘외향적 직관형’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단적이고 무례하게 비칠 수는 있지만 이는 성격적 특성으로 인한 일종의 부작용”이라며 “이를 병적 증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올 2월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회사 입소스에 따르면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가 들면서 더 변덕스러워졌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의 정신이 또렷하고 문제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5%에 그쳤다. 2023년 같은 조사(54%)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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