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 또 강화…전자기기 비번 거부하면 벌금·징역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4일 16시 21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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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홍콩에서 경찰의 전자기기 비밀번호 제공 요구를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가안보란 명분 아래 수사기관의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시민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홍콩 밍보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전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보안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했다. 시행규칙은 관보 게재 즉시 발효됐다. 이번 개정안은 국가보안법 시행 6년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시행규칙 개정으로 98쪽 분량이다. 홍콩 정부는 “법 집행기관의 권한을 강화하고 국가안보 위협을 보다 신속히 예방·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은 전자기기의 접근 권한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경찰은 특정 개인에게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비밀번호나 암호해독 방법을 요구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최대 10만 홍콩달러(약 1900만 원)의 벌금과 1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허위나 오해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경우엔 최대 50만 홍콩달러(약 9500만 원)의 벌금과 징역형이 부과된다.

세관 공무원의 권한도 강화됐다. 법무장관, 경찰 등에 이어 세관도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범죄와 관련이 있는 자산을 동결·제한·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정부 비판용 서적 등을 막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물품 소유자는 세관 압수일로부터 60일 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후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 관련 범죄로 10년 이상 징역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경우 당국이 특정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이에 대해 홍콩 당국은 범죄자금 차단과 추가 범행 방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는 이번 국가보안법 개정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기관의 권한을 확대하는 한편, 전자기기 비밀번호 제출 의무화 등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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