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전 입장 바꿨다…트럼프, 시장 타이밍·TACO 논란

  • 뉴시스(신문)

개장 전 발표…금융시장 영향 의식 논란
이란 “협상 없다” 반박 속 5일 유예 결정
“취임 이후 주요 증시서 사상 최고치 경신”
메시지 일관성 없어…시장 불확실성 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의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열린 ‘공공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Make America Safe Again·MASA)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3.24 멤피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의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열린 ‘공공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Make America Safe Again·MASA)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3.24 멤피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면서, 전시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이 금융시장과 맞물려 이뤄지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7시44분께(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만약 이란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여러 원자력 발전소를 가장 큰 발전소부터 시작해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23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며 공격 시한을 5일 연장했다. 발표 시점은 미 증시 개장 전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즉각 협상 사실을 부인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방침을 바꾼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전면전 확대에 따른 군사적 부담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고려한 판단일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정책과 발언을 시장 일정에 맞춰 내놓는 듯한 기존 행보와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그동안 관세 정책, 외교 발언, 군사 메시지 등을 주로 증시 개장 직전이나 마감 직후에 발표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월 ‘해방의 날’ 관세 발표 당시에도 세부 조치는 장 마감 이후 공개됐고, 발효 시점도 시장이 문을 닫는 토요일 자정 직후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 동안 시장이 급락한 뒤 개장 직후 “지금이 바로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언급하고, 다음 날 대부분 관세 90일 동안 유예를 발표하면서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그날 2008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해외 안보 발언 등 주요 메시지들이 장 마감 이후 또는 개장 직전에 집중적으로 나온 사례가 반복됐다.

실제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이 확산되자,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네시주 멤피스 행사에서 “오늘 아침 다우존스 지수가 700포인트나 급등했다. 시장이 내가 이란과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협상이 성사될 것임을 알고 있어서 그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취임한 이후 다우지수와 주요 증시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자평했다.

또 “(이란과) 합의가 타결되는 즉시 기름값은 돌덩이처럼 떨어질 것(drop like a rock)”이라며 “사실 이미 오늘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활력이 될 것이며, 주식 시장은 이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투자자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 마감 전후에 민감 정보를 공개하는 관행은 있지만, 전쟁과 외교 사안까지 같은 방식으로 다루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고 표현하며 조롱했다. 다만 이를 입증하기는 어렵고, 실제로는 군사적 리스크 관리나 협상 여지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메시지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언급해 시장 기대를 자극했지만, 같은 날 이후 발언에서는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상반된 메시지를 내놨다. 이러한 신호 혼선은 시장뿐 아니라 동맹과 적국에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게다가 이란의 협상 의지를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서둘러 입장을 바꿨다는 점도 주목된다.

당초 제시한 ‘48시간 시한’까지는 약 12시간이 더 남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이란을 신뢰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온 점을 고려하면, 추가 확인을 거친 뒤 판단하는 것이 보다 신중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번 군사공격 연기도 이란의 협상 의지를 충분히 확인하기보다 시장 개장 직전 발표라는 점에서 또다시 ‘시장 타이밍’을 의식한 발표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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