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핵심 거점 ‘하르그섬(Kharg Island)’을 공습한 것과 관련해 “국제적 긴장 관리에서 중국의 역할을 소환하는 간접적 신호”라는 분석을 내놨다.
김 실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르그의 불꽃과 베이징의 침묵’이라는 글을 올려 “미군의 하르그섬 공습은 단순한 군사 타격을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공습을 “제어된 긴장 고조(Controlled Escalation)” 전략의 일환으로 봤다. 김 실장은 미국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면서도 핵심 석유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며, 세계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단계까지는 확전을 피하려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위기 국면에서 중국의 태도에 주목했다. 김 실장은 “베이징은 원론적인 긴장 완화만을 언급할 뿐 실제적인 중재 역할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절제된 거리두기가 오히려 중국에 전략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동의 에너지 흐름은 중국 경제의 사활적 변수”라며 “베이징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 구도 속에서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월 열린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청문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 약 1110만 배럴 가운데 약 140만 배럴(약 13%)이 이란산으로 추산된다.
또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이번 사태의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했다. 김 실장은 “하르그의 불꽃은 이란을 향한 군사적 타격이면서 동시에 국제적 긴장 관리에서 중국의 역할을 호출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중동 위기와 미·중 전략 경쟁을 분리해 보기 어려운 지정학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중동 정세 불안이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정책 현장의 일상이 크게 바뀌었다”며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유가 최고가격제를 총괄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조율하는 등 비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아직 이번 사태를 전면전의 전조로 보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보름간 주요국 간 외교 접촉과 보이지 않는 소통의 결과에 따라 상황의 성격이 재규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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