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60억달러 첫 대미투자 결정”… 韓 압박 커질듯

  • 동아일보

트럼프 “발전-석유-광물 3개 분야”
다카이치 “美日 유대 강화” 밀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무역합의에 따른 일본의 ‘1호 대미(對美) 투자’ 대상을 17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총 36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인 이번 투자 프로젝트는 △오하이오주 가스 발전소 △텍사스주 원유 수출 시설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공장 건설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 앞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은 일본의 첫 대미 투자 대상이 발표됨에 따라, 조속한 대미 투자 이행을 압박받고 있는 한국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해 7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에 총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의 대규모 무역 협정이 드디어 시작됐다”며 “지금은 미국과 일본에 매우 흥미롭고 역사적인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3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관세라는 매우 중요한 요소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외국에 대한 어리석은 광물 의존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도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이들 프로젝트는 중요 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경제안보상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양국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본의 투자 계획은 관세를 인하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 약속의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또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의 미국 방문(다음 달 19일 예정)을 전후로 추가 투자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카이치 재취임 날, 美에 ‘트럼프 맞춤’ 발전-석유-광물 투자 선물
AI 데이터센터에 전력 공급 등… 트럼프 강조한 에너지 분야 집중
다카이치 “전략 투자 이니셔티브”… 내달 방미 앞두고 성과 공들여
美, 韓에도 “투자 이행” 압박 키울듯
에어포스원 간담회
1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에어포스원=AP 뉴시스
에어포스원 간담회 1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에어포스원=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일 무역합의에 따른 일본의 첫 대미(對美) 투자 대상 발표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재취임한 날이자, 방미를 약 한 달(다음 달 19일 예정) 앞둔 17일(미 동부 시간 기준·일본 시간으로는 18일) 이뤄졌다.

일본의 첫 대미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중요성을 강조해 온 에너지 관련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투자 안건 선정은 미일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협의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 구조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대미 투자와 관련해 X를 통해 “일본과 미국의 관세 협의에 기초해 합의한 ‘전략적 투자 이니셔티브’의 첫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 日, 3월 다카이치 방미 앞두고 美에 선물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1호 대미 투자 대상을 공개한 직후 그간 무역협상을 이끌어 온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X를 통해 세부 사항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미 오하이오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를 세워 9.2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3개 사업 중 가장 큰 사업으로 약 330억 달러가 투자된다”며 “최대 가동 시 원자력 발전소 9개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발전소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아메리카만(멕시코만)에 21억 달러 규모의 심해 원유 수출 시설도 세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라고 밝혔지만, 외신들은 텍사스주 원유 시설인 걸프링크 수출 터미널이 투자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이 시설을 통해 연간 200억∼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원유를 수출해 미국의 에너지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대상에는 6억 달러 규모의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시설도 포함돼 있다. 러트닉 장관은 “합성 다이아몬드는 첨단산업 및 기술 생산에 필수 원료”라며 “더 이상 필수 소재를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 수요의 100%를 국내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은 투자수익을 얻고, 미국은 전략 자산, 확장된 산업 역량, 강화된 에너지 패권을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본 주요 기업들 사업 참여 검토

요미우리신문은 대미 투자처 선정과 관련해 “일본 기업은 건설에 필요한 가스터빈 제조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전력 기반 안정화에 기여할 방침”이라며 “도시바, 히타치 제작소, 미쓰비시 전기, 소프트뱅크 그룹 등이 관련 기기 공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원유 수출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선 상선미쓰이, 일본제철, JFE스틸, 미쓰이 해양개발 등이, 합성 다이아몬드 사업에 대해서는 아사히 다이아몬드 공업, 노리타케 등이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양국 정부는 3개 사업에 투자하는 특수목적사업체(SPV)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일본에서는 국제협력은행(JBIC)이 자금을 출자하고 일본무역보험(NEXI)의 융자 보증을 받은 뒤 일본계 은행들도 융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양국이 선정 과정에서 산업 수요가 있고, 실현 가능한 사업인지를 중시했다고 평가했다.

● 대미 투자 관련 한국 부담 커질 수 있단 우려도

미국과 일본이 1호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함에 따라 한국의 부담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속한 대미 투자 이행을 강조하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와 관련된 미 연방 관보 게재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관련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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