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 방글라데시 총리
대통령이던 부친 軍 쿠데타로 암살
총리였던 모친도 군부에 실각-수감
“복수는 아무것도 못 줘… 단결할 것”
방글라데시 신임 총리로 타리크 라만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총재(60·사진)가 선출됐다. 17년의 해외 망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17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독재 정권 붕괴 뒤 이뤄낸 정권 교체란 의미 외에 그의 파란만장한 가족사도 주목받고 있다.
라만 총리의 아버지는 지아우르 라만 전 대통령(재임 1977∼1981년)이고, 어머니는 방글라데시의 첫 여성 총리(재임 1991∼1996년, 2001∼2006년)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전 총재다. 라만 전 대통령은 1981년 군사 쿠데타를 시도한 군 장교에 의해 암살됐다. 남편의 뜻을 이어 정치에 투신한 지아 전 총리는 군사 쿠데타로 실각했다. 2018년 부패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2024년에야 풀려났다.
라만 총리의 정치 인생도 평탄치 않았다. 2007년 3월 부패 혐의로 체포돼 다음 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영국 런던으로 떠났고, 17년이 지난 뒤에야 방글라데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아 전 총리는 라만 총리가 귀국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30일 별세했다. 애도 분위기 속에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BNP는 총 300석 중 21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다만, 라만 총리가 직면한 현실은 엄중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4년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주간 최대 14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실업률, 빈곤율 등 경제난도 심각하다.
라만 총리는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복수는 아무것도 되돌려주지 못한다”며 “우리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축출된 (2024년) 8월 5일 이전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함께 협력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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