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조정에 “빨리 팔자” “지금 사자”… 금은방도 ‘오픈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9일 04시 30분


설연휴에도 사고팔려는 사람 북적
“더 떨어지기 전 좋은 가격에 처분”… 금니-금수저까지 들고 대열 합류
“길게 보면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 지방에서 서울로 ‘원정 매매’도
전문가 “조정때 무리한 베팅 위험”

“금값이 요즘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오른다’는 사람도,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사람도 전부 금은방에 모인 것 같아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종로귀금속거리. 연휴로 절반 이상 점포가 쉬는데도 거리에는 금은방을 찾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날 문을 연 한 금은방 주인은 “금값이 지난해부터 한참 올랐다가 최근에 조금 떨어지니까 이때다 싶어 사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며 “또 반대로 금값이 충분히 올랐다고 보고 더 떨어지기 전에 팔려는 사람들의 문의도 함께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이어진 ‘금값 랠리’로 여전히 금값이 비싼 상황에서, 최근 조정으로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값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예상은 엇갈리고 있다. 향후 금값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금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동시에 금은방에 나오고 있다. 일부 금은방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문 열기를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 금은방 개점 5시간 전부터 ‘오픈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 앞에 금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 앞에 금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연휴를 앞둔 12일 귀금속거리의 한 금은방은 이른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개점 시간은 오전 11시였지만 금 거래를 위해 일찍부터 찾아온 손님들은 추위를 이기려 담요,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간단한 먹거리 등을 챙겨 와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충남 서산에서 금을 팔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줄을 섰다는 임태준 씨(41)는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조금이지만 가지고 있는 금을 팔면 (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찾아왔다”며 “최근 값이 내렸다길래 더 떨어지기 전에 좋은 가격으로 처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주리 씨(33)는 “금귀걸이는 잃어버리고 귀침만 남았는데 금값이 하도 오르니 이런 것도 돈이 된다고 해 가져왔다”며 “금값이 계속 고점을 찍는 상황이라 언제 팔지 기다렸는데, 최근 시세를 보니 빨리 파는 게 좋을 것 같아 가져왔다”고 했다. 금니, 금수저, 브로치 등을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

반면 지난달 말 고점을 찍었다가 최근 조정을 받은 걸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금은방을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부산에 사는 서주혁 씨(34)는 “주식보다 금값 상승세가 훨씬 가파르다고들 하지 않냐”며 “지금은 조금 떨어지지만 길게 보면 우상향한다고 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쌀 때 좋은 가격에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은방 관계자는 “오픈과 동시에 하루 거래 인원이 차는 상황”이라며 “지난해부터 금값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이런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오전 10시 반 기준 30팀이 넘게 모였다. ‘8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금은방 직원의 설명에, 개점 시간에 맞춰 온 사람 일부는 발을 돌렸다.

● 단기 급등 후 조정 국면에 거래 몰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초 g당 12만8790원이던 국내 금 현물 가격은 올해 1월 29일 26만9810원으로 약 2배로 뛰었다. 그러나 케빈 워시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의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금은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달 13일에는 23만1050원으로 하락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금은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거친 뒤 다시 우상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재영 KB증권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은 가격의 하락은 수개월간 지속된 과매수로 인한 조정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하락 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 조정 국면에서 상승이나 하락을 전망해 무리하게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최근처럼 또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며 “변동성이 커질 때 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보다 긴 흐름에서 지속 가능한 투자를 이어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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