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시 잭슨 목사 별세… 향년 84세
흑인 정치진출 앞장, 두번 대선 도전
“오바마의 대선 승리 토대 돼” 평가
트럼프도 “압도적인 존재였다” 추모
1987년 1월 제시 잭슨 목사(가운데)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리는 행사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198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했던 그는 17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애틀랜타=AP 뉴시스“나도 소중한 사람이다(I am Somebody).”
198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하며 미 정치권과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제시 잭슨 목사가 1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4세.
잭슨 목사의 유족은 부고를 알리는 성명을 통해 “아버지는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이들을 섬기는 지도자였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족 측은 잭슨 목사가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지만,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잭슨 목사는 그의 멘토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주도한 1960년대 민권 운동 시절부터 미국 내 흑인과 소외 계층의 인권 증진에 앞장서 왔다.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84년 흑인 인권과 여성 및 성소수자 권익까지 아우르는 인권 보호단체인 ‘전미 무지개 연합’을 설립했다. 또 1996년 ‘레인보푸시연합(RPC)’으로 이 조직을 확대해, 미국 내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활동을 펼쳤다.
잭슨 목사는 흑인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정치세력화에도 적극 나섰다. 인종, 성, 종교를 뛰어넘어 소외된 이들을 결집한 무지개 연합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잭슨 목사 스스로도 1984년과 1988년 두 차례 미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잭슨 목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시민 운동(1960년대)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선(2008년) 전까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리아, 쿠바, 이라크, 세르비아 등 해외 분쟁지에 억류된 미국인과 타국인들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데도 역할을 했다. 또 1986년엔 우리나라를 찾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당시 가택연금 상태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그의 별세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일제히 추모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잭슨 목사와 함께 찍은 사진 10여 장을 올리며 “나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를 잘 알았다”며 “제시는 그 이전에도 보기 드문 압도적인 존재(force of nature)였다”고 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역사적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내가 이 나라 최고위 직책에 도전하는 캠페인의 토대를 깔았다”며 “우리는 그와 같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