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것이 쿠팡 때문이라는 주장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에서 나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warn)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원복’ 발언 배경에 쿠팡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 美공화당 법사위 “쿠팡 표적삼는 것 부당”
미국 하원 공화당 법사위원회는 이날 X 공식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두고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unfairly target) 삼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의도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집권당인 공화당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배경 중 하나로 내세운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living up)하고 있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 등을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 WSJ “美부통령, 쿠팡 사태 경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쿠팡의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WSJ는 이날 밴스 부통령이 최근 김 국무총리와 만났을 때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이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warn)했다”고 보도했다. 또 “밴스 부통령이 김 총리에게 미국 측은 쿠팡 같은 기술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처우에서 의미 있는 완화(meaningful de-escalation)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과 만난 직후 쿠팡 사태와 관련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미 관계는 특정 기업이 로비로 흔들 수 있을 정도의 관계를 넘어섰다”며 “로비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계의 긴밀도는 역사적으로 또 이재명 정부 들어서 한미 양국 정상 간 (관계가) 특정 기업이 로비로 흔들 수 있을 정도의 관계를 넘어섰다”며 “법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정확히 시정하지 않고 로비로 풀려고 하는 기업들은 그런 것으로는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 美, 2주전 “디지털 기업 차별금지 이행 촉구”
미국 정부의 쿠팡 사태 등 대응은 이미 2주 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통해 ‘미국 디지털 기업 차별 금지’ 항목 이행을 요구한 것.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 대사 대리는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헬러 대사대리는 ‘미국 기업들이 네트워크 사용료 및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 및 정책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팩트시트 내용을 콕 집어 이행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양국 대통령은 합의한 바를 준수하고 미국 디지털 기업들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과도한 부담을 겪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기술 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말라’는 밴스 부통령의 경고와 결이 비슷하다.
한편 미국 측이 언급한 ‘디지털 기업 차별’은 7월부터 시행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등 비관세 장벽에 관한 내용으로 보인다. 정통망법 개정안에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허위 조작 정보로 신고된 게시물의 삭제, 유포자 계정 정지, 광고 수익 제한 등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온플법에는 거대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으로 지정해 시장지배력 남용을 막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두 법안이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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