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 국가들에 부과하려는 ‘그린란드 관세’에 맞서 유럽연합(EU)이 보복 관세를 검토하는 가운데, 보복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이 EU로 수출하는 상품 중 1000억 달러(148조 원)어치가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의 보복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항공기, 자동차, 위스키, 대두(콩) 등 주요 품목들로부터 주크박스, 우산 등 품목이 대상에 포함된다.
일단 보잉 등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관세 보복으로 영향을 받는 미국의 EU 상대 항공기 수출 규모는 2024년 기준으로 128억 달러(18조9000억 원)다. 항공기에 30% 관세가 부과될 보잉의 타격이 특히 클 전망이다. 보잉의 2024년 유럽 사업부 매출은 87억 달러(12조9000억 원)로, 전체 매출의 약 13%였다. 다만 여기는 일부 비(非)유럽 국가들도 포함돼 있다.
미국산 자동차는 EU의 보복조치가 시행되면 25% 관세를 물게 되며, 이에 따른 최대 피해는 미국이 아니라 독일에 본사를 둔 BMW와 메르세데스가 당하게 된다. EU 상대 미국산 자동차 수출 실적 1위 기업인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소재 공장에서 연간 수십만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해 이 중 상당수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도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유럽을 포함한 세계 전역으로 보내고 있다.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 판매하는 자동차 중 대부분을 독일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모델 S와 모델 X 등 일부 고급 모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먼트 공장에서 만들어 EU에 수출한다.
미국산 위스키에는 30%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공화당 텃밭인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의 양조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8∼2021년에도 트럼프 1기 집권기 미국과 EU가 통상 마찰로 상대편에 대해 관세 보복전을 벌이면서 미국산 위스키의 EU 수출이 20% 감소한 전례가 있다. 와인과 맥주 등 다른 미국산 주류도 EU의 보복 관세 목록에 올라 있다.
이 밖에 EU의 보복관세 부과 예정 목록에는 소고기, 옥수수, 과일, 견과류, 채소, 오렌지주스 등 다른 농축산물과 농업용 기계류도 올라 있다.
EU는 미국이 다음 달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시행하는지 여부를 보고 보복 관세를 예정대로 시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보복 대상 상품의 목록이 변경되거나 다른 방식의 대응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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