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과도정부가 2011년부터 14년에 걸친 내전으로 급락한 자국 통화의 급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화폐 개혁에 착수했다.
28일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중앙은행은 내년부터 기존 화폐 단위를 100대 1로 줄이는 화폐단위 축소(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액면상 100시리아파운드(SYP)에서 ‘0을’ 두개 빼 1시리아파운드로 만드는 것이다.
새 화폐 교체는 2026년 1월 1일부터 90일간 이뤄진다. 이 기간 동안에는 구권과 신권이 함께 유통된다. 압둘카데르 후스리에 중앙은행 총재는 “새 화폐 발행이 국가 경제 회복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전 발발 직전 시리아 환율은 미화 1달러당 50시리아파운드 내외였다. 이후 오랜 내전으로 경제가 파탄나면서 1달러당 1만파운드를 돌파하는 등 화폐 가치가 급락해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이번 화폐 개혁의 또 다른 의미로 53년간 대를 이어 시리아를 철권 통치했던 바샤드 알아사드 전 대통령과 그의 부친 하페즈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려는 시도라는 해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의 얼굴은 현재 각각 2000시리아파운드, 1000시리아파운드 지폐에 새겨져 있다. 신권이 발행되면 두 사람의 얼굴은 시리아파운드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로이터통신 또한 “아사드 시대와의 단절”이라고 논평했다.
앞서 시리아는 이달 8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1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넘는 독재, 내전, 아직 완전히 소탕되지 않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잔당 등으로 국가 정상화로 향하는 길이 험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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