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안좋다’ 괴담에 아베도 꺼린 日총리공관, 다카이치 곧 입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2일 14시 50분


일본 총리가 집무를 보는 관저 옆에 있는 총리의 거주 공간인 공저 모습.  총리관저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 총리가 집무를 보는 관저 옆에 있는 총리의 거주 공간인 공저 모습. 총리관저 홈페이지 갈무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중의원(하원) 의원 숙소에서 나가타초 총리 공관으로 이르면 연내에 이사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10월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원래 조기에 공관으로 이사할 생각이었지만 취임 직후부터 외교 일정과 국회 심의가 이어지면서 이사 준비가 늦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X에 “위기 관리는 국가경영의 요체”라며 “조만간 정든 숙소를 떠나 총리 공저로 거처를 옮기고자 한다”고 적었다.

일본에선 정부가 마련해 주는 고위 공무원 숙소를 ‘공저’(公邸·공관), 집무 공간을 ‘관저’(官邸)로 부른다. 총리 공관은 관저와 걸어서 1분 정도 거리에 있어 지진 등 위급 상황에 보다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국회의사당 및 주요 부처 청사도 걸어서 5~10분이면 갈 수 있을 만큼 가깝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8일 밤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35분 뒤에 관저에 모습을 나타내 거처를 공관으로 옮기는 게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현 공관은 1929년에 집무 공간으로 마련된 곳이다. 2002년 초현대식 건물인 현 관저를 새로 지었고, 이후 ‘공관’으로 개보수해 총리가 생활하는 곳으로 쓰고 있다. 다만 모든 총리가 임기 내내 공관에서 산 건 아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도 취임 3개월 뒤 공관으로 옮겼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처럼 공관에서 아예 살지 않은 총리도 있다.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전 총리는 “생활과 업무를 분리하고 싶다”며 차로 15분 거리 사저에서 매일 출퇴근했다.

일본에선 공관에 입주한 총리 중 단명하거나 불운한 결말을 맞은 사례가 나오면서 ‘터가 좋지 않다’ ‘귀신이 있다’는 소문도 돈다. 귀신 소문은 1932년 옛 일본 해군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로 총리가 암살된 사건과 관련 있다는 억측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공관 입주가 알려진 이시바 전 총리에게 기자들이 귀신 소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오바케의 Q타로’ 세대라 별로 안 무섭다”고 했다. ‘오바케의 Q타로’는 귀신을 소재로 한 일본의 1960년대 유명 만화로 이시바 전 총리 같은 60, 7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나가타초 총리 공관#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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