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965년 히말라야에 설치하려던 핵 발전기가 폭설 속에서 사라진 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인도 NDTV가 15일 보도했다.
미 CIA는 냉전 중이던 당시 중국의 미사일 실험을 감시하려 히말라야 난다데비 산 정상에 핵 발전기를 설치하려 했으나, 폭설로 장비가 눈사태로 사라지면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 공군 총사령관 커티스 르메이는 한 칵테일 파티에서 사진작가이자 에베레스트 등반가인 배리 비숍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만남에서 비숍은 히말라야 산맥이 중국과 티베트 지역을 감시하기에 최적이라는 점을 설명했고, 이후 CIA는 이를 바탕으로 비밀 작전을 기획했다.
CIA는 이후 비숍을 통해 과학 조사로 위장한 비밀 원정대를 조직하도록 지시했다. 비밀 원정대에는 미국 등반가와 변호사 짐 매카시도 투입됐다. 중국과 국경 문제를 겪은 인도도 조용히 협력했다.
등반은 1965년 9월 시작됐다. 헬리콥터로 고지대에 투입된 팀은 핵 발전기와 장비를 지참하고 난다데비 산을 올랐다.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 덕분에 추위를 일부 완화할 수 있었지만, 고산병과 극심한 체력 소모로 고생이 심했다.
그리고 이어 10월16일 정상 근처에서 거센 눈보라가 덮치자 인도 측 팀장 코흘리 대위는 장비를 포기하고 하산하라고 명령했다.
장비는 얼음 틈에 숨겨졌지만, 다음 해 회수 시 눈사태로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이 장비에는 나가사키 원자폭탄에 사용된 플루토늄의 약 3분의 1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미국은 이 임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1978년 독립 기자 하워드 코언이 취재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참여자들은 지금까지도 당시 일을 “인생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건”으로 회고하고 있다.
짐 매카시는 “플루토늄을 갠지스 강으로 흘러드는 빙하 근처에 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당시 위험성을 강조했다. 코흘리 대위도 “CIA는 우리를 배제한 채 어리석은 계획을 추진했다”며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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