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자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일부 남부 지역에선 ‘달걀 밀수’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치솟자 여행객들이 멕시코에서 더 저렴한 상품을 사재기해 오고 있다”며 값이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멕시코에서 달걀을 구입해 불법 반입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멕시코에서 온 입국자에게서 달걀을 압수한 건수가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라레도의 CBP 사무소에선 같은 기간 달걀 밀수 단속 사례가 54% 증가했고, 미국 전역에서도 3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미 농무부는 검역상의 이유로 공식 수입 채널을 통하지 않은 달걀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3년 간 전국적인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약 1억6600만 마리의 암탉이 살처분되며 달걀 공급이 크게 줄었다. 또 달걀 가격은 폭등했다. 미국 노동부의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12개입 A등급 대형 달걀의 평균 소매가격은 5.90달러(약 8555원)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대도시의 일부 소매점에선 10달러(1만4500원)를 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같은 상품이 멕시코에선 2달러 미만이며, 일부 미국 접경도시에서도 최고 2.3달러(약 3335원)에 그친다.
미국 전역의 달걀 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한 남성이 애인에게 달걀 30개들이 한 판으로 프로포즈하는 합성사진 게시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X’ 캡처
‘달걀 금값’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선 연인에게 기념일이나 청혼 선물로 달걀 꾸러미를 전하는 밈(meme)도 유행하고 있다. 최근 미 농무부는 지난달 달걀 값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1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응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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