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KGB식 암살당해…사인은 강추위 뒤 가슴에 ‘주먹’ 한 방”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1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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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라구넷 창립자 "나발니 사인, KGB '원-펀치' 기술과 일치"
"최저 27℃ 독방 2시간30분 가둔 뒤 요원이 주먹으로 가격"
"요원이 시신 화장시킬 듯…노비초크 암살은 가능성 작아"

교도소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수법으로 암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발니를 강추위에 내몬 뒤 암살자가 가슴팍 심장부를 주먹으로 가격해 절명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인권단체 굴라구넷(Gulagu.net) 창립자인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은 북극권 수형 시설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나발니의 사인은 (KGB의 암살 수법인) ‘원-펀치’ 기술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발니는 사망 전 기온이 최저 영하 27℃까지 떨어지는 야외 독방에 2시간30분 이상을 가뒀다. 수감자는 일반적으로 한 시간 이상 야외에 머물지 않았고, 극한 조건에서는 더욱 시간이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이 그를 오랫동안 추위에 방치하고 혈액 순환을 최소 수준으로 늦춰 그의 몸을 먼저 파괴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경험이 있는 요원이라면 누군가를 죽이기 매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펀치 기술은 KGB 특수부대의 옛날 방식이다. 그들은 요원에게 심장, 몸 중앙에 한 번의 정권 지르기로 사람을 죽이도록 훈련했다”라며 “북극권에서 복역한 경험이 있는 한 수감자가 이런 식으로 (다른) 수감자들이 간수에 의해 살해됐다고 알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교도소 안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장교가 있었다는 점이 크렘린궁이 나발니 죽음을 명령했다는 증거”이며 “정보원에 따르면 이는 며칠 전부터 준비된 특수작전이었다. 러시아 정부가 뒤에 없었다면 그들이 해온 방식으로 카메라를 분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굴라구넷에서 그는 러시아 연방교정국(FSIN) 지부 보고서를 인용해 FSB 소속 2명의 요원이 ‘북극 늑대(Polar Wolf)’ 교도소를 방문해 폐쇄회로(CC)TV와 녹화 장치 일부를 끊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6일 숨진 나발니의 사인과 관련해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당국은 그가 산책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혈전 증세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가족의 요구를 거부하고 시신을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현장 구급대원은 나발니의 몸에서 계속된 경련과 멍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오세치킨은 가슴에서 발견된 멍이 자신이 주장한 살해 방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당장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특수부대가 그를 화장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세치킨은 신경작용제 노비초크 사용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가능한 이야기다. 누군가 교도소 체제 안에서 통제받는다면 그를 죽일 방법에는 많은 선택권이 있다”라며 “노비초크는 시신에 흔적을 남기고,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돌아갈 것이다. 한 차례 이미 시도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배우자인 율리아 나발니야는 나발니가 2020년 8월 한 차례 중독돼 사경을 헤맨 경험이 있는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보고 있다.

나발니에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발레리 보야리네프 FSIN 제1부국장은 지난 19일 대령으로 승진해 내무부로 부임했다.

대표적인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는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 관료의 부정부패를 잇달아 폭로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인물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흑해 호화 비밀 궁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의 호화 저택 등을 대중에게 알려 정권 지도부의 부패를 고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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