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아우디우카 철수 작전 실패…약 1000명 실종

너무 늦게 시작한 철수…대부분 포로로 붙잡힌 듯
대반격전 실패 뒤 사기 저하 가속…함락 여파 심각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우카가 러시아에 함락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처한 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방 고위 당국자들은 아우디우카에서 철수하지 못해 러시아군에 잡히거나 실종된 우크라이나군이 수백 명에 달한다면서 아우디우카 패배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 의회의 예산 통과 거부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중단되면서 포탄이 부족해진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사수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아우디우카 철수 과정에서 실종된 병력이 850~1000명에 달한다고 현지의 병사 2명이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아우디우카 철수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러시아군이 추가적인 대대적 공세에 나설 능력이 없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선 전면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대거 포로가 되면서 판단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대반격전 실패와 최고사령관 교체, 병력 보충의 어려움 등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사기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은 50만 명의 병력 보충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치적 반대에 부닥쳐 있다. 이번에 전투 경험이 풍부한 병력 수백 명이 포로가 됨에 따라 병력 부족 현상이 훨씬 심각해질 전망이다.

아우디우카 함락의 파장이 당초 평가보다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령관인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장군은 지난 17일 텔레그램에서 계획에 따라 철수했지만 “작전 막판에 적군의 공격에 밀려 우크라이나 병력 일부가 붙잡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포로가 된 병력이 6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군인들과 서방 당국자들은 철수가 질서 있게 이뤄지지 못해 전선이 붕괴하면서 혼란이 발생해 많은 수의 병력이 붙잡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철수 작전이 잘못 세워졌고 너무 늦게 시작됐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특수부대와 정예 제3독립공격여단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동안 보병을 철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 부대가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는데 실패했다.

그밖에도 부대마다 다른 통신 장비를 사용함에 따라 부대 사이의 소통이 안 되는 문제가 철수 작전의 실패를 촉발했다.

현지 병사들은 다른 부대에 연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부대가 철수하면서 뒤쳐진 부대가 포위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우디우카를 점령한 러시아군이 포로가 된 우크라이나군 병사를 처형하는 장면의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유포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군이 빠르게 무너질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에서 러시아 정부의 선전 행보를 추적하는 필러랩스 AI의 조나산 튜브너 CEO는 “러시아가 뒤늦게 아우디우카 함락을 강조하고 있으나 여전히 조직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