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판 간 사이… ‘록키’ 음악속 등장한 헤일리 “우린 강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3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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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선거의 해, 글로벌 현장]
美대선 첫 경선 아이오와 르포
“새 리더십 필요, 헤일리 지지할것”
“트럼프 리스크 주목 못받아” 반론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11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 도착해 지지층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욕·시더래피즈=AP 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11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 도착해 지지층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욕·시더래피즈=AP 뉴시스
디모인=문병기 특파원
디모인=문병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좋아하지만, 그는 미국을 분열시킬 것이다. 온건파를 포용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중 한 명을 지지할 계획이다.”

11일(현지 시간) 헤일리 전 대사의 유세가 열린 아이오와주 앵커니시를 찾은 빈스 뉴인도프 씨는 “미국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인도프 씨는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16년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며 “미국인들은 이런 리더십에 지쳤다”고 했다.

반면 주도(州都) 디모인시에서 만난 스티브 스톨턴 씨(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는 법을 어겼다”며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11일(현지 시간) 공화당의 또 다른 경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운데)가 중부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시더래피즈=AP 뉴시스
11일(현지 시간) 공화당의 또 다른 경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운데)가 중부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시더래피즈=AP 뉴시스
15일(현지 시간) ‘미 대선의 풍향계’ 아이오와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를 나흘 앞두고, 현지에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뜨겁다. ‘트럼프 대항마’로 서기 위해 경쟁하는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이오와주 곳곳을 누비며 총력전에 나섰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잠시 아이오와를 비웠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두 자녀와 함께 디모인과 북동부 중심 도시인 시더래피즈 등 대도시를 찾아 중도층 결집에 나섰다. 영화 ‘록키’ 주제가와 함께 등장한 그는 유세에서 “아이오와에서 우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면 뉴햄프셔에서 탄력받을 수 있다”며 “여러분은 80대 두 명이 대선에 출마하는 미국보다 더 나은 미국, 혼돈이 없는 미국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싸잡아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에서 2위를 차지하면 23일 열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대세론’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서포크대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율 22%를 얻어 디샌티스 주지사(13%)를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54%)이 여전히 크게 앞서지만, 조금씩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북서부 농촌지역을 누비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빈자리를 공략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러마스 유세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헤일리는 고액 기부자들을 위해 출마하지만 나는 당신들을 위해 출마한다”며 “우리는 엄청난 수의 코커스 참여자를 확보했다. 이들이 나선다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때 자주 사용하던 노래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I Won’t Back Down)’를 틀었다.

트럼프가 있건 없건 아이오와 코커스의 이슈는 트럼프로 도배됐다. 드레이크대에서 만난 대학생 닉 시도어 씨(22)는 “결국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굴 부통령으로 지명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라고 했다. 이 대학 윌리엄 볼 교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경합주 성향이 강했던 아이오와주가 갈수록 공화당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트럼프그룹 대출 사기 재판에 출석해 ‘정치적 박해’를 주장하며 기소 검사와 재판부를 위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 요청이 거부됐는데도 마이크를 잡고 “(기소는) 선거 개입”이라며 “난 잘못한 게 없으며 (검찰 등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위협했다.


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트럼프#헤일리#미국 대선#아이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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