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독감 증상으로 삼종기도 화상 집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27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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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독감 증세 있어 검사 진행
보좌관 대독…대형 스크린 중계
우크라이나, 이-팔 분쟁 언급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독감 증세로 인해 관저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정오 삼종기도를 영상으로 진행했다.

26일(현지시간) 교황청 공식 뉴스포털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삼종기도를 화상으로 주재했다. 교황 옆에 앉은 보좌관이 그를 대신해 기도문과 교황의 추가 메시지를 낭독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과 방문객들은 교황의 모습을 중계하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삼종기도에 참여했다.

삼종기도란 종을 세 번 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가톨릭에서 아침·정오·저녁에 정해진 시간마다 예수가 인간의 몸으로 세상의 태어남을 기념하며 바치는 기도이다.

전날 교황은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있어 예정된 행사를 취소했다. 이날 오후 교황은 인근 병원을 방문해 폐 검사를 받았으며, 합병증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삼종기도에 이어 1930년대 소련 치하에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굶주림으로 학살당한 우크라이나 홀로도모르 대학살을 기념하는 행사도 언급했다. 교황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상처가 치유되기는커녕 전쟁의 잔학한 행위로 인해 더욱 고통스러워지고 있다”며 “국민을 계속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기도는 증오의 소용돌이를 깨뜨리고 복수의 고리를 끊으며 예상치 못한 화해의 길을 제시하는 평화의 힘”이라며 “분쟁으로 나눠진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를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교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투가 멈추고 전쟁 당사자들이 붙잡고 있던 인질과 포로들이 석방된 것에 대해 신께 감사를 표했다.

신도들에게는 모든 인질과 포로들이 하루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자 지구에 전달될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하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 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대해 언급하며 “세계는 전쟁 외에도 지구의 생명, 특히 미래 세대를 위협하는 또 다른 큰 위험인 기후 변화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는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계획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달 1일 아랍에미리트에 도착하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는 첫 번째 교황이 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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