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특별 정상회의 시작…빈살만 “전쟁 단호히 거부”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1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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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스라엘, 팔 대상 범죄 책임 있다” 규탄
PA 수반 “안보리·美, 전쟁 종식 위해 노력하라”
이란 “이슬람 세계 전체가 단결해야 문제 해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은 포위하고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아랍·이슬람 합동 특별 정상회의가 시작됐다.

1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아랍연맹(AL)과 이슬람협력기구(OIC)의 합동 특별 정상회의가 개막했다.

◆빈 살만 “잔인한 전쟁 단호히 거부…조율된 공동 노력 필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개회사에서 팔레스타인이 겪고 있는 전쟁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정상회의는 예외적이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열리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에서 우리 형제자매들이 겪고 있는 이 잔인한 전쟁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포로와 수감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하고 병원과 사원이 파괴됐다고도 언급했다.

또 “우리 앞에 놓인 건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국제사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을 종식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세계의 이중 잣대를 증명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와 함께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한 조율된 공동 노력”을 요구한다며, 민간인 지원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도 요구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는 가자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침략과 점령, 강제 이주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점령 당국이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확인한다”고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유일한 대의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불법 정착촌 종식, 팔레스타인 국민의 확립된 권리 회복,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1967년 국경에 국가 수립이라고 우린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팔 수반 “안보리·美, 전쟁 종식해달라”…이란 “이슬람 전체 단결해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의 군사·안보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엔 안보리와 미국 행정부에 전쟁 종식 노력을 촉구했다.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은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보리는 더 이상 지체 없이 우리 국민에 대한 이 호전적 전쟁을 종식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호소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도 이스라엘 침략과 점령, 우리 성지에 대한 침해와 모독을 종식해달라”며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국제적 보호를 필요로 한다”고 요구했다.

아바스 수반은 특히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은 매일 점령군(이스라엘군)뿐만 아니라 불법 정착민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모든 군사 안보 해결책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에서 우리 국민을 이주시키려는 어떠한 노력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규탄했다.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 이란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대한 맹목적 폭격은 중단돼야 한다며, 이슬람 세계 전체가 단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라이솔사다티 대통령은 “미국은 유엔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팔레스타인 학살을 막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더 많이 죽이고, 폭격하고, 포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의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란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건 11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은 올해 초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카타르·이집트 정상도 공격 비난…튀르키예, 국제 평화 회의 소집 제안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방관하며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고통에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사니 군주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든 수준에서 진정한 위협으로, 전례 없는 사건”이라며 “지하에 터널과 군사 시설이 있다는 거짓 주장 아래 병원 폭격이 일상적인 공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잔학 행위를 보면서 우리 눈은 얼어붙고 가슴은 찢어진다”며 “과거 국제법과 인류 가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전 세계 많은 사람과 국가가 이 모든 잔학 행위 속에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규탄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대한 집단 응징 정책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당방위나 다른 어떤 주장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영구적 해결을 위해 국제 평화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우디 외무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가자지구 사태 관련 공동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는 당초 AL과 OIC 정상회의를 별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통합해 열기로 발표했다. AL에는 사우디, 이집트, 시리아, PA 등 22개 아랍권 국가가 포함돼 있다. 이슬람 국가 최대 국제기구인 OIC에는 57개 국가가 가입돼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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