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 무슨 선물을 줄까[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8일 14시 00분


코멘트

선물로 받은 버버리 코트
사이즈 안 맞자 “바꿔 줄래요?”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이색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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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교환한 선물 레코드 턴테이블과 호주 원주민 화가 그림. 백악관 홈페이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교환한 선물 레코드 턴테이블과 호주 원주민 화가 그림. 백악관 홈페이지


Diplomatic gifts are exercises in soft power.”
(외교 선물은 소프트파워를 보여준다)
최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4월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와 같은 국빈 방문이었습니다. 평소 국빈 방문 행사는 성대하게 열리는데 이번에는 조촐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를 감안했습니다.

행사 축소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바이든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에게 주는 선물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LP 수집광인 앨버니지 총리를 위해 미국 대통령 인장이 그려진 레코드 턴테이블을 선물했습니다. 턴테이블 전문 수공업체에서 특별 제작한 것입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호주 원주민 화가의 그림, 스카프, 브로치 등을 선물했습니다. 4월 한국 대통령 방문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소형 탁자, 꽃병, 목걸이를, 한국 측에서는 달항아리와 족두리, 은주전자 등을 선물했습니다.

국가 정상들은 빈손으로 만나지 않습니다. 외교의 징표로 선물을 교환합니다. ‘diplomatic gift’라고 합니다. 백악관 집무실에 놓여있는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은 오래전 영국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봄에 워싱턴에 활짝 피는 벚꽃 나무들은 도쿄 시민들의 선물로 시작됐습니다.

외교가의 유명한 격언입니다. ‘exercise in power’는 ‘힘의 행사’를 말합니다. 선물은 무력이 아닌 문화로 상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프트파워’라는 뜻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물 턴테이블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팝송 문화를 상징합니다. 앨버니지 총리의 선물인 원주민 화가 그림은 광활한 호주 자연의 생명력을 알리려는 의도입니다. 수많은 나라 정상들이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희망합니다. 그만큼 선물도 많이 받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 보따리를 풀어봤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호주 노던 준주를 방문했을 때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호주 노던 준주를 방문했을 때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I have to admit, when we reformed health care in America, crocodile insurance is one thing we left out.”
(미국 건강보험을 개혁했을 때 악어 보험은 빠뜨렸다는 것 인정)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호주 노던 준주(NT)를 방문했을 때 행사장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폴 헨더슨 선임 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건넨 봉투 때문입니다. 봉투 속에 든 것은 악어 보험 증서.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노던 준주에 머무르는 동안 악어의 공격을 받으면 부인 미셸 여사에게 3만 파운드(5000만 원)가 지급되는 보험이었습니다.

노던 준주(準州)는 유명한 호주 영화 ‘크로커다일 던디’가 촬영된 곳입니다. 길이 4m 이상의 초대형 악어가 출몰해 일 년에 몇 명씩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헨더슨 장관은 악어 보험 증서를 선물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We don’t think that’s going to happen, but it should provide a little bit of reassurance.”(잡아먹히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보험이 있으면 안심이 되지요)

보험 증서는 노던 준주의 명물 악어를 홍보하려는 의도입니다. 농담은 농담으로 받는 법. 오바마 대통령의 대답입니다. 바로 전해에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국민 건강보험을 개혁했습니다. 그때 웬만한 보험은 다 개혁했지만 희귀한 악어 보험은 미처 손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be left out’은 ‘빠뜨리다’ ‘남겨두다’라는 뜻입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오른쪽)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모습.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 홈페이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오른쪽)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모습.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 홈페이지


We both use Colgate toothpaste.”
(우리 둘은 모두 콜게이트 치약을 쓴다)
2003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세면도구 가방을 선물했습니다. 세안 용품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손가방을 ‘toiletry bag’ ‘wash bag’이라고 합니다. 세면 가방 선물은 화제가 됐습니다. 영국의 최대 우방인 미국 대통령에게 주는 선물치고는 너무 약소했기 때문입니다. 세면 가방의 시가는 215파운드(35만 원) 정도였습니다.

이런 선물을 한 이유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1년 3월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한 첫 외국 정상으로 블레어 총리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났습니다. 두 정상은 서먹해 보였습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What do you have in common?”(당신들 사이에 공통점은 뭔가)

부시 대통령의 대답입니다. 콜게이트는 미국 최대 치약 브랜드입니다. 기자회견의 경직된 분위기를 깨기 위한 부시 대통령의 농담이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실없는 농담에 익숙한 미국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영국에서는 논란이 됐습니다. 겨우 공통점으로 치약을 꼽았기 때문입니다. ‘콜게이트 외교’(Colgate Diplomacy)라는 유행어가 생겼습니다. 블레어 총리의 외교력이 콜게이트 치약 정도밖에 안 된다고 조롱이었습니다. 블레어 총리가 치약을 넣는 세면 가방을 선물한 것은 그런 비판론자들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부시 대통령 덕분에 뜻밖의 홍보 기회를 얻은 콜게이트 치약은 영국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광고 문구는 ‘Bush & Blair agree on defence policy’(부시와 블레어는 방어 정책에 동의한다). ‘defence’는 ‘defense’의 영국식 영어입니다. 여기서 ‘defence’는 ‘국방’의 의미가 아니라 치과 질환에 대한 ‘방어’를 말합니다

백악관에서 만난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해럴드 윌슨 영국 총리. 린든 존슨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백악관에서 만난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해럴드 윌슨 영국 총리. 린든 존슨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See if you can catch the prime minister and tell him this is the wrong size.”
(빨리 총리를 붙잡고 사이즈가 작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 봐라)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해럴드 윌슨 영국 총리를 만났습니다. 회담 의제는 베트남 전쟁. 존슨 대통령은 영국의 참전을 요청했지만, 윌슨 총리는 거절했습니다. 회담은 회담이고 선물은 선물입니다. 성과 없는 회담이었지만 윌슨 총리는 존슨 대통령에게 영국 명품 버버리 코트를 선물했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윌슨 총리가 나가자마자 코트를 걸쳐봤습니다. 안타깝게도 192cm의 장신 존슨 대통령에게는 사이즈가 작았습니다. 급히 백악관 의전 국장을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wrong size,’ 맞으면 ‘right size’입니다. 코트를 싸 들고 헐레벌떡 뒤쫓아간 의전 국장은 백악관을 막 출발하려는 윌슨 총리의 차를 붙잡았습니다. 의전 담당자가 급히 창문을 두드리자 윌슨 총리는 큰일이 난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웃으며 답했습니다. “Of course I’ll get it and I’ll get the right size and get it back to him.”(물론 가져가서 맞는 사이즈로 바꿔서 다시 가져오도록 하겠다)

명언의 품격

중국이 선물한 판다 싱싱(왼쪽)과 링링이 워싱턴 국립동물원에서 노는 모습. 워싱턴 국립동물원 홈페이지
중국이 선물한 판다 싱싱(왼쪽)과 링링이 워싱턴 국립동물원에서 노는 모습. 워싱턴 국립동물원 홈페이지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외교 선물은 중국이 미국에 준 판다입니다. 지금 같은 미중 갈등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최초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저우언라이 총리는 닉슨 대통령 부부를 만난 자리에서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판다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짝을 지어 번식할 수 있도록 암수 두 마리를 주기로 했습니다. 판다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미국 동물원들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외교적 의미를 고려해 워싱턴 국립동물원으로 결정했습니다. 동물원은 온도가 섭씨 10도로 자동 조절되고, 침실과 놀이 공간이 분리돼 있고, 넓은 테라스를 갖춘 초호화판 판다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닉슨 방중 2개월 뒤인 4월 16일 수컷 싱싱과 암컷 링링이 드디어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국립동물원으로 향하는 과정이 TV 생중계됐습니다. 동물원에서 대기하고 있던 닉슨 대통령의 부인 팻 닉슨 여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I’m sure pandamonium will break out.”
(확신하건대 판다 열풍이 몰아칠 것이다)
‘pandamonium’(팬더모니엄)은 팻 닉슨 여사가 만든 신조어입니다. ‘pandemonium’에 빗대 ‘pandamonium’라는 단어를 만든 것입니다. 판다는 ‘팬더’로 발음되는 때문에 두 단어는 발음이 똑같습니다. 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에 처음 나오는 단어 ‘pandemonium’은 ‘대혼란’ ‘대소동’을 말합니다. 미국에 온 판다가 ‘대사건’이라는 의미입니다. ‘break out’(브레이크 아웃)은 ‘발발하다’라는 뜻입니다. 명사로 쓸 때는 ‘outbreak’가 됩니다. ‘breakout’은 ‘탈옥’ ‘피부에 난 뾰루지(여드름)’를 말합니다.

판다를 보기 위해 한 달 동안 백만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동물원 연간 방문객이 67만 명인 것과 비교하면 판다가 얼마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초대형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터지면서 닉슨 대통령의 최대 업적인 미-중 관계 개선은 묻혀버렸고, 판다의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새끼 5마리를 낳았지만 모두 며칠 만에 죽어 후손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링링과 싱싱은 각각 1992년, 1997년 숨을 거뒀습니다.

원래 판다는 선물 맞교환 형태였습니다. 판다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은 사향소(musk ox) 두 마리를 중국에 선물했습니다. 커다란 뿔을 가진 사향소는 외모적으로 판다만큼 매력이 없었습니다. 중국에 건너간 뒤 시름시름 앓아 병원 신세만 졌습니다. 중국의 국모로 통하는 쑨원의 부인 쑹칭링은 뉴욕타임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불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We got a bad deal”(우리는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 하지만 판다가 공산 독재국가 중국의 이미지 상승에 기여한 소프트파워 공로를 보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전 보케 360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골든 배철러’의 주인공 게리 터너. 골든 배철러 X 캡처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연애 짝짓기 프로그램이 인기지만 원조는 미국입니다. 1960년대부터 다양한 포맷의 TV 데이팅 게임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요즘 최고 인기는 9월에 첫선을 보인 ‘The Golden Bachelor’(골든 배철러). 2002년부터 방송 중인 ‘배철러’의 연령대를 60∼70대로 높인 버전입니다. ‘배철러’는 ‘배철러렛’ ‘배철러 인 파라다이스’ ‘애프터 배철러’ 등 파생 프로그램이 하도 많아서 ‘배철러 왕국’(Bachelor Nation)으로 불립니다. ‘골든 배철러’도 그중 하나입니다.

‘골든 배철러’의 인기는 미국의 풍요를 상징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지금 그 연령대에 도달했다는 의미입니다. 주인공인 독신남 게리 터너(72)는 잘생긴 외모, 대형 레스토랑을 경영한 부유한 환경, 지적인 분위기 등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가장 시청자를 사로잡는 요인은 2017년 사별한 부인에 대한 사랑입니다.

She’s up there rooting for me.”
(그녀는 하늘에서 나를 응원하고 있다)
‘she’는 사별한 부인 토니를 말합니다. 죽은 사람에 대해 예의를 갖춰 말할 때 ‘up there’(저 위에 있다)라고 합니다. ‘root’는 동사로도 씁니다. ‘root out’과 ‘root for’를 많이 씁니다. ‘root out’은 ‘뿌리를 캐내다’ ‘근절하다’라는 뜻입니다. ‘root for’는 ‘지지하다’라는 뜻입니다. 터너가 하도 토니를 자주 언급해서 데이팅 프로그램인지, 전 부인 추모 프로그램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주 시청자층인 중장년 기혼 여성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8년 6월 5일 소개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에 관한 내용입니다. 외교 관계가 단절된 북한의 고위인사가 인사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김정은 친서를 가지고 미국을 방문한 것은 화제 그 자체였습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권력에서 밀려났다가 최근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2018년 6월 5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80605/90405519/1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최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다녀갔습니다. 18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을 지켜본 미국인들은 할 말이 많습니다.

Steak and corn on the cob?”
(메뉴는 스테이크와 옥수수구이인가)
김영철 부위원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찬을 가졌습니다. 만찬장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은 만찬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리에게 “메뉴가 뭐냐”라고 끈질기게 물어봅니다. “김치가 나왔냐”라고 한 기자가 물어보자 관리는 아니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다른 기자의 질문입니다. 스테이크, 옥수수구이는 독립기념일에 미국인들이 바비큐 그릴에 구워 먹는 음식입니다. 김치가 한국인들에게 그런 것처럼 미국의 정신이 담긴 음식입니다. ‘corn on the cob’(콘 온더 캅)은 옥수수를 통째로 굽거나 찐 것을 말합니다.

North Koreans have gotten the whole enchilada”
(북한에 좋은 일만 시켰다)
계속 음식 비유입니다. 엔칠라다는 토르티야 속에 여러 재료를 넣고 둘둘 말아서 구운 겁니다. 엔칠라다를 먹는 것은 고난도 작업입니다. 속재료들이 줄줄 밖으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whole enchilada’는 ‘속재료가 떨어지지 않은 엔칠라다’ ‘완전무결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 발언을 한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는 북-미 정상회담 반대론자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포옹하는 장면을 비판적으로 바라봤습니다. “북한은 완전한 상태를 얻었다” “북한에 좋은 일만 시켰다”라는 의미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북한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고 내부적으로는 북한 주민에게 대단한 선전 거리가 됐다는 겁니다.

I may be in for a big surprise.”
(놀랄만한 내용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거대한 봉투에 들어있는 김정은 친서를 전달받았습니다. 기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대단한 내용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약을 올립니다. ‘be in for a surprise’는 ‘놀랄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치사하게 약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가 난 기자들은 더는 친서에 관해 묻지 않았습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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