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실업률 나빠지자 “공개 안해” 통계자료 차단-은폐… 국제 신뢰 잃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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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쇼크가 온다]
소비자 신뢰도 급락에 조사 중단도
백악관 “中 정보 공개 불투명성 커져”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으면서 여러 해법이 제시되지만 문제의 본질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멀어지는 중국 정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1970년대 말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실용주의로 무장해 국제 표준과 질서를 수용하며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강조되면서 정부가 신뢰를 잃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경제 침체 정도를 가늠하는 통계 데이터 발표조차 중단하면서 신뢰 하락의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가경제 성장의 주요 지표인 청년(16∼24세) 실업률 공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청년 실업률이 증가해 6월 21.3%라는 역대 최저를 기록하자 7월 실업률은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국가통계국은 “수치 수집이 더 개선되고 최적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또 가계 지출 의향을 보여주는 소비자 신뢰도 조사 발표도 중단했다. 소비자 신뢰도는 올 1월 완만하게 반등했지만 2, 3월을 지나며 급락했다. 그러자 4월 조사 결과 공개를 마지막으로 33년 동안 이어온 조사를 중단했다.

올 5월에는 해외나 중국 내 외국 경제 분석기관이 중국의 각종 통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기도 했다. 미 워싱턴 유명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중국 자료 접근이 제한되게 됐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일정 규모가 넘는 사용자 데이터를 타국으로 전송하는 기업에 대한 보안 심사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경제의 기본인 통계를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단하거나 은폐하는 것은 ‘위기의 시작’이라고 지적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브리핑에서 “청년 실업률을 비롯한 중국의 기본적인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며 “공개성과 투명성을 통해 형성한 국제 신뢰도가 건전한 국제경제를 지탱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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