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커들로부터 이메일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올해 늦여름에 중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윌슨센터 대담에서 미중 관계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밝힌 뒤 “아직 일정을 확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고위급에서 중국과 가능한 분야에선 거래를 해야 하고, 촉진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 할 분야는 지켜야 한다. 저는 두 가지 모두에서 해야 할 역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매일 새 매장을 열고 있다”면서 “중국에 커피와 건강 및 미용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험이 없으며, 미국에 일자리를 창출한다. 우리가 가능한 분야에서 거래를 하는 것은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들은 보호해야 하고, (중국의) 위협과 전략 경쟁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등 중국이 군사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원하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동맹들과 협력해야 강조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아울러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미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반도체과학법에 따른 투자와 초고속 인터넷망 설치 등을 예로 들었다.
러몬도 장관의 이날 발언은 그의 이메일 계정이 중국 해커 단체로부터 공격을 받은지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연계된 해커 단체가 러몬도 상무장관과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이메일 계정에 접속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해킹된 자료는 기밀 수준은 아니었지만,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중국 방문 계획과 미중 관계 관련 정책 논의 등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중국과 갈등이 아닌 경쟁을 추구하되, 기후변화와 마약 등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맞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가 중국에 차례로 방문해 중국 측과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고 있다.
한편, 러몬도 장관은 오는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관련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PEF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경제협력체다.
IPEF 참여국들은 지난 5월 필라2(공급망 협정)를 타결했으며, 아직 필라1(무역), 필라3(청정경제), 필라4(공정경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러몬도 장관은 “11월 말에 샌프란시스코에서 APEC 정상회의가 있다”며 “저는 제가 관리하고 있는 3가지 필라 모두에 대해 모든 국가들과 협상을 마무리하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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