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두고 美민주·공화 비주류 진영서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3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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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기소 결정을 두고 미국이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비주류 진영을 중심으로 당 주류와는 결이 다른 목소리가 감지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트럼프 기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트럼프 쏠림’ 현상이 진행 중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의 선거운동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AP 뉴시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AP 뉴시스

공화당 소속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2일(현지 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허친슨 전 주지사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가 전직 대통령 최초로 검찰에 기소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그가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하냐는’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가 그렇지 않을 거라고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한 것과 달리 허친슨 전 주지사는 “(뉴욕) 대배심은 가능한 원인을 찾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든 범죄 혐의의 기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검사라면 그 혐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내가 지도자로서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우리의 형사 사법 시스템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은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언급하며 “미국에 매우 매우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맨친 상원의원은 보수적 성향의 인물로 민주당 내 소수파로 꼽힌다.

그는 “사람들이 법이나 정의의 지배가 원래대로 작동하지 않고 편향돼 있다고 믿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가질 수 없다”면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법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 소수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 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AP 뉴시스
민주당 내 소수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 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AP 뉴시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 결정한 것을 계기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이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4일 뉴욕 법원 출석을 앞두고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 조 타코 피나가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오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4일 오후 2시15분께 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통지 받고, 이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밝히는 ‘기소 인부 절차’를 진행한 후 오후 8시15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택 마러라고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지지자들은 극단적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전국 59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4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88%가 ‘기소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65%는 ‘기소 돼선 안 된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전체의 47%는 이번 사건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는데,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한 찬반과 무관하게 대부분(79%) 이번 사건이 정치 수사라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64%가 ‘정치수사가 아니다’라고 답해 지지 정당에 따른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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