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영도’를 ‘헌법 준수’ 앞에 법 바꿔가며 시진핑 장기집권 공고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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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서 8년만에 입법법 개정 나서
입법시 지도이념에 習이론도 추가
10일 習 3연임 투표, 만장일치 전망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헌법’보다 ‘공산당 영도’를 입법 원칙의 우선순위에 두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사상’을 지도 사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0일 국가주석에 공식 취임하며 3연임을 시작하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작업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중화인민공화국 입법법’ 개정안 심의에 착수했다. 입법법은 입법 원칙을 담은 법안으로 이번 개정안에는 ‘시진핑 사상’,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 시 주석을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가 새로 추가됐다. 전국인대가 입법법 개정에 나선 것은 8년 만이다.

특히 ‘공산당 영도’를 ‘헌법 준수’보다 더 앞에 두는 내용도 담겼다. 개정안에 따르면 제3조는 “입법은 공산당의 영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5조는 “입법은 헌법의 규정, 원칙과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이다. 기존에는 ‘헌법 준수’가 제3조였지만 개정안에서는 ‘공산당 영도’가 ‘헌법 준수’보다 먼저 등장한 것이다.

입법 시 지도 이념으로 삼아야 할 이론·사상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사상’도 추가됐다. 기존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만 있었다.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급으로 놓겠다는 의미다.

개정안에는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전면 추진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중국식 현대화’는 시 주석이 자신의 3연임을 확정한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처음 도입한 개념이다.

시 주석 권력 강화 움직임과 체제 안정 중시는 이번 양회를 끝으로 퇴임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전일 업무 보고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리 총리는 이번 보고에서 ‘안정’을 33차례 언급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3년부터 진행된 리 총리의 업무 보고 중 가장 많은 횟수”라고 분석했다. 2018년, 2019년 100회 이상 언급했던 ‘개혁’은 40회로 대폭 줄었다.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양회의 하이라이트는 시 주석이 주석직에 오르는 10일이다. 이날 전국인대 대표 2800여 명은 시 주석의 3연임을 놓고 찬반 투표를 해 그의 3연임을 승인한다. 형식적 투표지만 일각에서는 단 한 표의 반대도 없이 만장일치로 그의 장기 집권을 의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공산당 영도#헌법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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