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아베 조카, 출마용 홈피에 가계도 올려 물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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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사퇴 지역구서 재보선 앞둬
“봉건사회냐” 비난에 홈피 폐쇄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조카 겸 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의 아들 기시 노부치요(岸信千世·31·사진)가 국회의원 출마용 홈페이지에 ‘아베·기시’ 가문의 가계도를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세습 4세 초보 정치인인 그가 ‘금수저’ 출신임을 노골적으로 부각한 탓이다. 논란이 일자 홈페이지를 폐쇄했지만 세습 정치에 의존하는 일본 정계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의 부친 기시 전 방위상은 외가로 양자를 가 형 아베 전 총리와 성이 다르다.

기시는 게이오대 졸업 후 후지TV 기자로 일했다. 부친의 비서로 일하면서 정계 입문을 준비했다. 기시 전 방위상이 건강 악화로 야마구치현 의원직을 사퇴하자 4월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달 초 출마 선언 때도 가문의 영향으로 “정치 화제가 친근했다”고 했다.

기시의 외증조부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다. 집권 자민당을 만든 주역으로 아베 전 총리에게 우익 사상을 주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기시 전 총리의 딸과 결혼한 그의 조부가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이다. 아베 전 외상은 세 아들을 뒀으며 차남이 아베 전 총리, 3남이 기시 전 방위상이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식이 없어 그가 ‘아베·기시’ 가문의 후계자로 꼽힌다.

소셜미디어에는 “내세울 게 집안뿐이냐?” “상식이 있다면 부끄러워서 못 할 행동” “지금은 봉건사회가 아니다”란 비판이 잇따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장남인 쇼타로 총리 정무비서관(32) 또한 수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부친의 해외 순방을 따라갔다 영국에서 명품 넥타이를 대량 구매하는 등 쇼핑과 관광을 한 사실이 지난달 드러나 큰 비판을 받았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금수저#아베 조카#기시 노부치요#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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