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호텔방서 돈뭉치 와르르…유럽의회 뒤흐드는 ‘카타르 스캔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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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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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가 자신에게 유리한 국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카타르 스캔들’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벨기에 수사당국이 유럽의회 사무실까지 수색했다. 수사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유럽의회 의원들의 비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회 내부에서는 “유럽의 민주주의가 공격받았다”며 윤리 기구 창설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연방검찰청은 “9일 이후 유럽의회 사무실 1곳과 개인 주거 공간 19곳을 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 관련자 자택에서 현금 60만 유로(약 8억2600만 원)를 압수했고, 유럽의회 의원이 소유한 또 다른 집에서도 15만 유로가 나왔다. 한 호텔방에서도 수십만 유로가 발견됐다.

이번 사태를 두고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12일 “유럽의 민주주의가 공격 받았다”고 우려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윤리 기구의 창설을 제안했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는 믿을 수 없는 일로 법을 총동원해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기소한 4명 중 1명으로 알려진 그리스 TV 앵커 출신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44)은 소속 정당인 유럽의회 사회민주당(S&D)에서 출당됐다. 부의장직도 곧 박탈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속 상태인 카일리 부의장은 14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당국의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마리 아레나 유럽의회 인권 소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같은 당 다른 의원들도 주요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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