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아닌 눈물만 펑펑… 호날두 ‘라스트 댄스’ 8강서 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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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Qatar2022]
모로코전 후반 교체 투입됐으나 승부 못 뒤집고 허무하게 마감
가나전 PK골로 기세 올렸지만 토너먼트 부진 징크스 못 벗고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서 ‘쓴잔’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 휘슬이 울리자 그는 초점 없는 눈으로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곧 눈물을 보였다. 패배를 위로해 주기 위해 자신의 팔을 붙드는 상대 팀 선수들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라운드를 벗어나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터널을 지나는 동안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15년 이상 세계 축구를 호령해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의 월드컵 무대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자신의 5번째 월드컵이던 카타르 대회를 8강전에서 접었다. 포르투갈은 11일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0-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 무대 ‘라스트 댄스’에 나섰던 호날두는 간절히 원했던 우승 트로피를 품는 데 실패했다. 월드컵에 5차례 참가하는 동안 결승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호날두가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모습. 도하=AP 뉴시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자신의 5번째 월드컵이던 카타르 대회를 8강전에서 접었다. 포르투갈은 11일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0-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 무대 ‘라스트 댄스’에 나섰던 호날두는 간절히 원했던 우승 트로피를 품는 데 실패했다. 월드컵에 5차례 참가하는 동안 결승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호날두가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모습. 도하=AP 뉴시스
호날두의 카타르 월드컵 일정이 5번째 경기인 8강전에서 끝났다. 포르투갈은 11일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0-1로 패해 짐을 쌌다. 호날두는 스위스와의 16강전에 이어 이날도 선발이 아닌 교체로 투입됐다. 0-1로 뒤진 후반 6분에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호우 세리머니’는 없었다.

호날두는 스위스전에서도 5-1로 승부가 이미 기운 후반 29분에 교체로 투입됐었다.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호날두가 선발로 나서지 못한 건 2008년 유로 이후 14년 만이었는데 두 경기 연속 이어진 것이다. 그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은 교체 투입이었다. 경기 후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를 선발 라인업에 올리지 않았던 걸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는 데 그치면서 ‘라스트 댄스’를 초라하게 마쳤다. 에우제비우(1942∼2014)가 보유한 포르투갈 선수 월드컵 최다 골(9골) 기록도 넘어서지 못했다.

호날두는 월드컵 데뷔 무대이던 2006년 독일 대회 조별리그 이란과의 경기에서 에우제비우가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페널티킥으로 월드컵 첫 골을 기록했고 이번 대회까지 모두 22경기에 출전해 1764분을 뛰면서 8골을 넣었다. 하지만 호날두는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 라운드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호날두의 8골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나왔다. 전 세계 축구 선수 중 A매치(국가대항전) 최다 골 기록(118골)을 갖고 있는 ‘골게터’이지만 월드컵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호날두는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이던 가나와의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 골로 5개 대회 연속 득점에 성공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지만 결국 결승전 무대는 한 번도 밟지 못하고 월드컵 무대를 접었다. 호날두가 월드컵에 출전한 5개 대회에서 포르투갈의 최고 성적은 2006년의 3위다.

포르투갈이 8강에서 탈락한 뒤 영국 BBC는 “(호날두는) 이번 대회 첫 골을 넣은 뒤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8강전이 끝난 뒤 호날두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기사 제목을 ‘어제의 남자(Yesterday’s man)’로 달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함께 세계 축구 최고 골게터 자리를 양분해 온 호날두의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됐다는 것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카타르 월드컵#호날두#라스트 댄스#8강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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