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걸출한 인민 영수” 中공산당 낯뜨거운 ‘시비어천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8일 12시 12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우리의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공산당 총서기 겸직)의 장기집권(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16일 개막해 22일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낯 뜨거운 ‘시진핑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외국 기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기자회견장에서조차도 ‘시진핑 사상’과 시 주석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찬사가 계속되고 있다.

17일 중국 베이징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관련 기자회견
17일 중국 베이징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관련 기자회견

당대회 이틀째인 17일 내외신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샤오페이(肖培) 중앙기율위원회 부서기 겸 국가감독위원회 부주임, 쉬치팡(徐啓方) 중앙조직부 부부장, 톈페이엔(田培炎)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논의의 핵심이 될 ‘두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와 ‘두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두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가리킨다. ‘두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및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다는 뜻이다. 두 개념 모두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하고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 주석으로 권력 집중이 당연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시 주석 찬양을 이어갔다.

톈 부주임은 “역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대마다 그 시대에 맞는 걸출한 인물이 있어야 한다”면서 “시 주석은 곧 우리의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과 같은 걸출한 인물은 시대 발전의 대세를 정확히 판단하고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통찰할 수 있다”면서 “또 역사적 과업과 미래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여러 토론회에서도 시 주석에 대해 “중국에는 비범하고 훌륭한 시 주석이 있다”, “시 주석이 전체 당과 인민의 지도자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느낀다”는 등의 시 주석 찬양이 이어졌다.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내외신 기자들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내외신 기자들

톈 부주임은 또 “시 주석은 높은 정치적 지혜와 강한 역사적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그는 중국 인민 모두가 열망하는 ‘인민 영수(領袖)’”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에 대해 ‘인민 영수’ 칭호를 부여할지 여부는 이번 당대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 있는 기자회견장에서 공식적으로 시 주석을 인민 영수라고 불렀다는 점에서 ‘시 주석=인민 영수’는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역사상 ‘영수’ 칭호를 받은 사람은 27년 간 종신 집권했던 마오쩌둥(毛澤東) 한 사람 뿐이다.

홍콩 밍보는 18일 “이번 당대회 기간 중 각 종 기자회견에서 자연스럽게 시 주석에 대해 인민 영수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20차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을 습관처럼 ‘인민 영수’라고 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공산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방에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에서 중국이 최근 ‘서쪽의 북한(西朝鮮)’으로 불리고 있다”며 “시진핑의 중국에서 일부 사람들은 ‘전면적인 통제의 시대(Era of Total Control)’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 연설이 중국의 권위주의화를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NYT는 “베이징은 중국인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 말할 수 있는 정보를 거의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시 주석의 이번 당대회 연설은 중국이 자유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그는 ‘신(新)시대’를 39번이나 외쳤지만 일부 중국인들에게는 암울한 시대다. 중국은 단일 이데올로기와 단일 지도자를 숭상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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