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국제

바이든 “아마겟돈 올수 있다”… 푸틴의 핵위협에 경고

입력 2022-10-08 03:00업데이트 2022-10-08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쿠바 미사일 위기이후 최대 위험”
러 우크라 핵공격땐 직접개입 시사
IBM 찾아 양자컴퓨터 살펴보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 시간) 뉴욕주 퍼킵시 IBM 연구센터를 방문해 양자컴퓨터를 살펴보고 있다. 2진법을 쓰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양자 정보 기본 단위 큐비트를 사용하는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로 100만 년 이상 걸리는 연산을 10시간 만에 풀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처리 능력이 월등해 ‘게임체인저’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IBM은 이날 반도체 제조와 연구개발을 위해 10년간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퍼킵시=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러시아 ‘핵 위협’에 대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가 사용될 직접적인 위협이 있다”며 “아마겟돈(인류 최후 대전쟁)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아마겟돈의 전망을 맞게 된 적이 없다”며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놓고 아마겟돈으로 끝나지 않는 능력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을 1962년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쿠바 미사일 위기에 비유하며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밝힌 것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합병 조약을 체결하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방어하겠다”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이에 대한 우려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징후를 파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러시아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검토해 온 바이든 행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패배가 확실해지면 전술핵무기 사용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아마겟돈을 언급한 것은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나토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며 “선제 타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푸틴 전술핵 언급, 농담 아냐”… 젤렌스키 “러 선제타격을”


바이든 “아마겟돈 위험”
美행정부내 러 핵사용 우려 높아져… 러의 핵 시나리오 비상대책 착수
젤렌스키 ‘러 선제 타격’ 강조에 러 “세계전쟁 시작하자는 것” 맞받아
우크라, 최근 2주간 120여곳 탈환


지구서 대립하는 美-러, 우주에선 협력 미국 민간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6일(현지 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한 가운데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나 키키나가 ISS로 들어서고 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미국 우주선에 탑승한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소속 와카타 고이치, 미국 최초 여성 원주민 출신 니콜 아우나푸 맨 등이 포함된 크루 드래건 팀은 150일간 ISS에서 200여 가지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그가 전술핵이나 생화학무기를 언급할 때는 농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러시아군이 상당히 저조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의 출구가 무엇일까. 어디에서 그가 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라며 “어디에서 그가 체면과 권력을 잃지 않는 지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알아내려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 백악관 “러, 핵 위협 분명한 징후 없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백악관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핵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패퇴를 거듭하면 서방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고 느끼면 상당히 위험하고 무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것은 허세가 아니다’라는 푸틴 대통령 발언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대비하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북극해에서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우크라이나 외곽 지역에 핵무기를 떨어뜨리는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 또는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소형 전술핵무기를 발사하는 것 등의 핵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비상대책을 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토 탈환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서면 러시아가 이 같은 핵 사용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일부 언론은 전략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실은 러시아 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북극해로 출항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북극해에서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첩보를 동맹국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 매체는 러시아가 핵무기 탑재 전략폭격기를 핀란드 국경 인근으로 이동시켰다고도 전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겟돈’ 발언이 소형 전술핵무기를 썼을 때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포기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비공개 채널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어떤 단호한 대응에 나설지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젤렌스키 “러시아 선제타격해야”
고조되는 핵 위협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긴장감도 높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행사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선제타격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래야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려 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젤렌스키 발언은 비참한 재앙을 초래할 세계전쟁을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세르히 니키포로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 발언은 ‘2월 24일 전쟁 발발 이전에 러시아를 선제적으로 억제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전문가들은 향후 3개월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2주간 반격을 통해 점령지 120여 개 지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국제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