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층서 끈으로 배달음식 끌어올리고…中정전 불편 이어져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8월 23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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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25층에서 끈을 이용해 배달음식을 끌어올린 여성. 웨이보
아파트 25층에서 끈을 이용해 배달음식을 끌어올린 여성. 웨이보
중국 쓰촨(四川)성이 최고기온 40도를 웃도는 최악의 폭염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당국은 오는 25일까지 모든 산업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계획정전 조치를 시행 중이지만, 일반 주민들도 일상생활이나 생계에서 전력난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쓰촨 광안(廣安)시에 사는 리 씨는 지난 19일 오후 4시경 배달음식을 시킨 뒤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정전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자신이 거주하는 25층까지 배달기사가 계단으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에 걱정이 앞선 것이다. 배달기사의 도착을 앞두고 그는 아버지가 작업장에서 사용하던 긴 노끈을 찾아 1층까지 내려보냈다. 배달기사는 끈으로 포장 음식을 단단히 묶었고, 리 씨가 25층에서 줄을 끌어올리며 배달은 무사히 완료됐다.

엘리베이터 정전 사태는 리 씨가 사는 아파트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쓰촨 정전’이 실시간 검색어 상단에 올랐다. 쓰촨에 산다고 밝힌 누리꾼들은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켤 수 없어서 덥다” “아파트에서 단계적으로 정전이 되고 엘리베이터도 작동을 안 한다” 등 불편함을 토로했다.

양식장을 운영하던 한 여성은 전력이 차단되면서 키우던 닭이 모두 폐사하는 피해를 입었다. 전날 공개된 영상 속 여성은 “정전 후 발전기를 가져왔으나 과부하가 걸린 발전기가 타버렸고, 결국 닭이 다 죽어버렸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폐사한 닭을 바라보며 가슴 아파하는 여성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정전으로 폐사한 닭(왼쪽)·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쓰촨 정전.
정전으로 폐사한 닭(왼쪽)·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쓰촨 정전.

한편 당국은 지난 17일부터 공업용 전기를 민간에 양보하는 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이후에도 폭염이 지속될 경우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광안시의 경우에는 지난 18일부터 대형 쇼핑몰과 노래방, 게임장, 영화관 등이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다저우(達州)시는 하루 2.5시간 단전된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하루 10시간 가까이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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