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린 후 걷기 힘들고 구토”…유럽 전역 ‘주사기 테러’ 공포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6월 8일 14시 29분


프랑스서 2달 여 동안 300건 이상 신고 접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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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기 테러’가 빈번히 발생해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7일 보도했다.

영국 스태퍼드에 사는 에바 킬링(19·여)은 주말에 고향 마을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바깥으로 나온 그는 걷거나 고개를 들고 말을 할 수 없었고 끝내 구토를 했다.

나중에 옷을 갈아입는 중에 팔이 부어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았다. 의사는 “오염된 주바 바늘에 찔린 것 같다”는 소견을 냈다.

이 여성은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주사기 테러’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WP는 전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3월 말부터 전역에서 300건 이상의 관련 민원이 당국에 접수됐지만 피해자들이 상황 기억을 잘 못하거나 찔린 사실을 한참 후에야 알게 돼 가해자들을 찾기 어렵다고 경찰은 밝혔다.

벨기에에서도 나이트클럽, 축구 경기장, 축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접수됐다.

주사기 내부에 어떤 약물이 들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바늘이 머리카락처럼 가는 주사기와 마약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프랑스 리옹의 한 지하철역에서 주사기에 찔린 적이 있는 닐스 마르졸프는 낯선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올 때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이 내 팔에 난 바늘자국을 보고도 어떤 약물을 사용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제 공공장소에 돌아다니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사기 테러의 동기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이런 범죄들은 성폭행, 인신매매, 개인적 보복 등의 동기가 포함됐을 수 있다고 영국 음료 테러 대응 단체인 ‘스탬프 아웃’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행에 당했다는 사실을 창피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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