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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 “한반도 평화에 맞춰졌던 한미 관계, 전세계로 전환…경제·기술 파트너십 창조”

입력 2022-05-22 14:43업데이트 2022-05-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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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이번 방한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맞춰져 있던 (한미) 양자 관계의 초점을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그리고 전 세계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의 미래를 인식할 것”이라며 “이는 안보에 의해서만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향후 역내에서 우리의 정책에 중요한 혁신과 기술을 반영한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안보 대화 신설 등을 통해 첨단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한미 경제·기술 파트너십이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할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정례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및 핵심 광물들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것.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광물의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6·25 전쟁 때 도입된 국방물자법을 발동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연합(EU)과 반도체 공급망 대응을 위한 조기경보체계 구축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도 장관급 협의체를 구축한 셈이다.

이와 함께 한미는 ‘디지털 권위주의’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으며 한국은 미국이 주도한 ‘인터넷 미래를 위한 선언’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미래를 위한 선언은 미국 주도로 중국과 러시아의 인터넷 검열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60여 개국이 동참한 가운데 합의한 선언문이다. 당초 한국은 초기부터 참여국으로 거론됐으나 최종 단계에서 빠졌다.

한미 정상이 국방상호조달협정(RDP)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것도 한미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국, 일본, 호주 등 28개국과 국방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RDP를 맺었지만 한국과는 아직 이 협정을 맺지 않았다. 이 협정이 성사되면 한국과 미국이 첨단무기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게 된다. 한 국방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방위산업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등 한국의 첨단기술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나토 확대 등으로 미국의 무기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할 국가들이 늘어나는 만큼 한국 방위산업의 시장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4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생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재블린 미사일 하나에 200개 이상의 반도체가 사용된다”며 반도체 수급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외교 경력 부족에 대한 질문엔 “강하게 반대한다”며 “윤석열 행정부가 한미 관계와 세계에서 한국의 역할에 갖고 있는 일관성과 비전의 명확성에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취임 후 이렇게 이른 시기에 두 정상이 강력한 개인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두 정상이 앞으로도 더욱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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