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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사무실 방 빼”…獨, ‘친러’ 슈뢰더 전 총리 특전 박탈

입력 2022-05-19 11:36업데이트 2022-05-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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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독일 전 총리
독일 정부가 친러시아 성향으로 유명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78)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친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임 총리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제공돼 온 사무실을 폐쇄하기로 했다. 폐쇄가 확정되면 슈뢰더 전 총리는 연간 40만7000유로(약 5억 3000만 원)에 달하는 지원 혜택을 잃게 된다. 다만 연간 10만 유로(약 1억 3000만 원)씩 제공되는 연금은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 등은 18일(현지 시간) 집권 사회민주당,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녹색당, 자유민주당 3개 당이 베를린 연방의회 건물에 있는 슈뢰더 전 총리의 사무실을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3당은 폐쇄 이유에 대해 “그가 전임 총리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의 친러 노선을 묵과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독일은 임기를 마친 총리에게 정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무실과 보좌관 인력을 제공하고 있다. 모두 국비 지원이다. 슈뢰더 전 총리의 사무실이 폐쇄되면 각종 자료 파일들은 국가 기록보관소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슈뢰더 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계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친구’라고 칭했다. 러시아 가스기업의 고위직을 유지하며 거액의 급여를 받는 등 친러 행보를 이어가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그는 지난달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보로댠카 등 곳곳에서 자행한 민간인 집단학살을 부인하며 푸틴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두둔해 큰 논란을 불렀다. 당시 그는 “부차에서 자행된 전쟁 범죄는 푸틴 대통령이 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해 호된 비판을 받았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푸틴을 위해 공개적으로 로비 활동을 펼치는 전직 총리가 여전히 시민 세금으로 특권을 누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퇴임 직전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드스트림 2’ 송유관 사업을 승인했으며 2005년 퇴임 후 해당 사업 파이프 라인 운영사의 이사장직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러시아 정유사 로스네프트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가 받는 연봉은 87만 달러(약 11억 원)에 달한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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