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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스리랑카 이번주 디폴트 위기… 3중고에 개도국 연쇄 부도 우려

입력 2022-05-18 03:00업데이트 2022-05-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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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 참여로 부채 쌓인데다 주요 수입원 관광산업 무너져
금리 인상-유가 상승 직격탄 맞아
파키스탄-이집트-레바논 등도 심각… 곡물가 상승, 또다른 치명상 될수도
경제난이 심각한 스리랑카가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개발도상국 최초로 이번 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 위기, 유가 상승 등과 맞물리면서 고(高)물가와 화폐 가치 하락, 부채 상환 압박에 몰린 개도국의 연쇄 디폴트를 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18일까지 내야 하는 2023년, 2028년 만기 달러 채권 이자가 7800만 달러(약 1000억 원)다. 내지 못하면 국가 부도 상태가 된다. 스리랑카가 올해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70억 달러(약 8조9800억 원)에 이른다.

17일 이코노미넥스트를 비롯한 스리랑카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국영 항공사를 팔아서라도 빚을 갚겠다는 뜻을 밝혔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는 전날 “스리랑카항공 민영화를 제안한다. 민영화되더라도 이는 우리가 견뎌내야 할 손실”이라고 말했다.

부채뿐만 아니다. 스리랑카는 석유 의약품 생활필수품이 매우 부족하다. 생필품 수입을 위해 7500만 달러(약 960억 원)가 급히 필요하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휘발유 재고가 하루 치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몇 달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가 디폴트 위기까지 직면한 데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해 채무가 쌓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돈벌이인 관광 산업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 미국 등이 금리를 올리며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양적 긴축을 본격화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 금융 협상이 마무리되고 채무 재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부채 상환을 일시 유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4일 사용 가능한 외환보유액이 5000만 달러(약 642억 원)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디폴트 확률이 커졌다. 스리랑카 외환보유액은 2019년 말 76억 달러(약 9조7700억 원)에서 올 3월 말 19억 달러(약 2조4420억 원)로 줄었고 그나마 남은 외화도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자금으로 달러화 결제에 사용할 수 없다.

파키스탄 이집트 레바논 페루 터키 등도 상황이 심각하다. 파키스탄 외환보유액은 130억 달러(약 16조6000억 원)로 두 달 치 수입 물품 대금을 지불할 정도고, 코로나19로 관광 산업이 흔들린 이집트는 화폐 가치가 14% 급락해 자본이 빠르게 해외로 빠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각각 55%, 69.97%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레바논에서는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IMF와 세계은행(WB)은 “스리랑카 사태가 ‘탄광 속 카나리아’(과거 산업혁명 시대 광부들이 탄광에 카나리아를 먼저 들여보내 갱도 위험을 감지) 같은 징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와 금리 인상이 식량난과 채무 상환 압박을 불러 개도국에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국제 밀 가격은 연초보다 40% 이상 뛰었다. 전 세계 밀 수출량 25% 이상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최근 3위 생산국 인도가 수출을 중단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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